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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북한, 북중 국경 빗장 여나…북·중 열차교역 임박 징후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봉쇄한 국경을 일부 해제하려는 징후가 포착됐다.

지난달 28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베이징에서 이용난 주중 북한대사를 접견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지난달 28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베이징에서 이용난 주중 북한대사를 접견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기관차 등 2량의 열차가 8일 오후 중국과 연결된 압록강 철교를 이용해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이동했다”며 “북한과 중국의 교역 재개를 염두에 두고 상황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코로나 19가 확산하자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국경을 봉쇄하는 밀봉 정책을 실시했다. 항공기와 선박의 운항도 중단했다. 그런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 물품을 해로로 운송하는 등 봉쇄의 고삐를 늦추는 듯한 조짐을 보였다.

특히 중국과 국경 지역인 신의주 인근 의주 공항에 대규모 방역 설비를 갖추는 공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제한적이나마 국경 개방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국회 정보위에 “11월 중 신의주와 단둥 간 화물열차 통행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도 이런 관련 동향을 토대로 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내부 자원 부족으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국경을 봉쇄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올해 초부터 국경 교역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해 왔고, 사실상 교역 준비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최근 북·중 고위 외교인사들의 접촉이 잦아진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북한 외무성은 이용남 주중 대사가 우장하오(吳江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와 면담(7일)한 사실을 공개했고, 앞서 이 대사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외교사령탑 양제츠(楊潔篪)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판공실 주임을 만났다.

이 대사의 양제츠 정치국원 면담 직후 중국 관영 신화사는 “양측(북ㆍ중)은 한반도 사무 등 공동 관심의 문제에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과 협작(協作, 협업의 뜻)을 계속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한반도 정세와 함께 중국의 대북 지원과 관련한 협의가 이뤄졌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북·중 육로 교역이 재개될 경우 중국의 대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이 국경을 열 경우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식량 등의 인도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당국이 요소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며 한국이 요소 수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북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 비료 등을 지원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는 요소 수출을 중단한 상황에서 북한 챙기기를 통해 북·중 동맹을 과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 북한의 국경 개방 수위와 시기는 중국 내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 동향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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