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손 소개비 최대 60만원 드려요” 美 유통가 연말 구인대란

중앙일보

입력

아마존 채용 담당자가 지난 달 버지니아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와 면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마존 채용 담당자가 지난 달 버지니아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와 면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미국 유통 업계의 구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력난이 가중된 상황에서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시즌으로 꼽히는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이후 금요일, 올해는 11월26일)’와 크리스마스 연휴 등이 임박했는데 정작 일할 사람이 없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대형 유통 업체들은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유인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친구나 가족에게 일자리를 추천하면 최대 500달러(약 59만원)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일종의 소개비인 셈이다. 월마트는 기존 12달러(약 1만 4000원) 수준이었던 시급을 17달러(약 2만원)로 높여 제시하고, 대학 학비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에선 일부 창고 직원들에게 최대 3000달러(약 354만원)의 보너스 계약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전경. [AP=연합뉴스]

배경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경색된 노동 시장이 있다. 사람과 대면해야 하는 소매·서비스업의 타격이 컸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기존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대면 업무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 전국소매업연맹에 따르면 올해 유통 업체들의 신규 고용은 최대 66만 5000명에 이를 전망인데, 이는 지난해(48만 6000명)보다 18만 명가량 큰 채용 규모다.

메이시스는 “이번 쇼핑 시즌에만 7만 6000명의 정규직과 시간제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 제프 제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업체가 인재 확보를 위한 최전방에서 전투하고 있고, 우리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아마존은 연말까지 총 15만명의 추가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동 시장에선 근로자들이 기업에 공급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코헨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매업 분야 구직자들은 보통 직장의 위치나 근무 시간만 고려하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젠 급여 수준과 상여금 등 혜택을 따져보고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채용 과정도 구직자 편의에 맞춰 간소화하는 추세다. 가전제품 소매점 베스트바이는 지원자가 면접을 보기 위해 일일이 회사로 올 필요가 없도록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토록 했다.

한 손님이 월마트에서 물건들로 가득찬 카트를 밀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손님이 월마트에서 물건들로 가득찬 카트를 밀고 있다. [AP=연합뉴스]

유통 업체들이 파트타임 등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기존 직원들의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라는 점도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약 2년 간 업무 과중으로 피로도가 증가한 상황에서 인력이 늘어나면 기존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