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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한마디에 하루 69조원 증발 테슬라… “막장 드라마” 지적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주식 매각’ 설문을 올렸다. 이 여파로 테슬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586억 달러(약 69조원)이 사라졌다. 머스크의 재산도 약 100억 달러(약 11조 6억원) 감소했다. 주가 하락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같은 발언을 한 까닭은 뭘까. CNN은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막장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AFP=연합뉴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에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설문을 올렸다. 24시간 진행된 설문에는 무려 351만9252명이 참여해 57.9%가 찬성 의견을 던졌다. 머스크가 설문 결과를 따르겠다고 하자 8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4.84% 하락하며 1162.94달러로 마쳤다.

CNN은 머스크의 발언을 세금 문제와 연결해 분석했다. 주가가 오를수록 세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트윗을 올렸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2012년에 2286만주를 주당 6.24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았다. 2022년 8월 13일까지 행사해야 한다. 세금은 스톡옵션 행사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얻게 되는 이익을 환산해 매겨진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110억 달러(약 13조원)~160억 달러(약 18조9000억원)가량 세금을 내야 한다.

머스크의 입장에서는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크게 내려갔을 때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이후 주가가 제자리를 되찾는 게 최선의 방안이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 계산상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원)가 넘는 세금 때문에 (머스크가) 다음 달에 주식을 판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며 “그러나 트위터에서 주식 10%를 파는 설문 조사를 하는 것은 그와 그 회사만 할 수 있는 또 다른 막장 아침 드라마”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트윗을 올린 것을 두고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를 깼다는 논란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머스크는 테슬라 상장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트윗을 올려 시장을 흔들었다. 이로 인해 SEC에 소송을 당했다. 머스크는 4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테슬라 사내 변호사들이 자신의 트윗 일부를 미리 점검하도록 한다는 데 SEC와 합의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도 이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주식은 지난해 743% 급등했다. 올해도 60% 넘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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