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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사막에 쌓여진 옷더미 ‘산’…패스트패션의 그늘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26일(현지시간)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서 주민들이 버려진 옷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9월26일(현지시간)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서 주민들이 버려진 옷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 중 하나인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서 버려진 옷들이 쌓여 하나의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는 광경이 포착됐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칠레 아타카마에서 버려진 옷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 패스트패션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유통하는 의류를 말한다.

이 옷들은 중국이나 방글라데시 등에서 만들어진 뒤 유럽이나 아시아, 미국 등을 거쳐 칠레로 들어온 중고·재고 의류다.

매년 칠레 북부 이키케 항구에는 5만9000t의 중고 의류가 들어온다. 이 중 일부는 수도 산티아고의 의류 상인에게 판매되고, 일부는 다른 중남미 국가로 밀반출된다. 그러나 최소 3만9000t의 의류는 사막에 쓰레기로 버려진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전직 항구 수입 관계자는 “이 옷들은 전 세계에서 온다”며 “팔리지 않거나 다른 나라로 보내지지 않는 것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옷들은 생분해되지 않고, 화학 처리가 돼 있어 아무렇게나 매립할 수 없다. 그대로 사막에 쌓아둔다고 해도 대기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있다. 화학 처리된 의류는 분해되기까지 2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버려진 타이어나 플라스틱만큼 독성이 강하다.

유엔(UN)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14년 사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두 배로 늘었고, 전 세계 물 낭비 비중의 2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7500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역 주민 일부가 옷더미를 뒤져 쓸 만한 옷을 찾거나 중고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 또 버려진 옷을 활용해 건설용 단열재나 가방 등을 만드는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양의 옷은 그대로 사막에 쌓여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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