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차이나 리스크? 요소수 이어 태양광 모듈값도 들썩

중앙일보

입력 2021.11.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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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충북 충주호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 설비를 살펴보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 [중앙포토]

충북 충주호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 설비를 살펴보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 [중앙포토]

중국의 석탄 부족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 모듈 가격마저 올리고 있다. 태양광 모듈 생산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중국 석탄발전 가동 제한에 생산량이 줄어서다.

8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무역통계 등에서 확인한 올해 3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값은 t당 4530달러(515만원)로 지난해 3분기(t당 3764달러)보다 20.4% 올랐다. 2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값이 1년 전보다 5.9%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중국산 태양광 모듈 가격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산 태양광 모듈 가격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산 태양광 모듈값이 치솟는 이유는 최근 중국 석탄 발전 감축 탓이다. 태양광 모듈 및 원부자재 등을 생산할 때 전력을 많이 쓴다. 그동안 중국은 자국 내 값싼 석탄 발전을 이용해 저렴한 모듈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호주와 석탄 수입을 놓고 분쟁을 벌이면서 석탄 발전 가동을 줄였다. 전력이 모자라자 그만큼 모듈 생산도 감소한 것이다.

윤 의원은 3분기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량은 1만2120t으로 지난해 3분기(2만1193t) 대비 42.8% 줄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정책을 펴는 중국 정부가 모자란 모듈을 자국 내에서 우선 사용하게 하면서 수입 물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모듈 가격 상승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태양광 발전 설치는 연말 전에 끝내려는 경향이 있어 4분기로 갈수록 태양광 모듈 수요는 더 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이 오면 중국 전력난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커 태양광 모듈 생산은 더 위축할 수 있다.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량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량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그나마 미리 계약한 물량이 있어서 모듈값이 오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업자들이 예전 가격으로 시공해 줬다”면서 “하지만 4분기에는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모듈값이 오르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요소랑 다르게 태양광 모듈은 국내서도 생산이 가능하고, 오히려 중국산 가격이 오르면 국산 모듈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했다. 지난해 설치한 태양광 모듈 중 중국산 비중은 35.7% 정도다.

업계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는 반응이 많다. 중국은 태양광 모듈은 물론 원부자재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중국이 공급량을 줄이면 다른 국가도 영향을 받아 값이 뛰게 된다. 2019년 기준 중국 업체의 태양광 패널 점유율은 72%다. 태양 전지 시장 점유율도 78%에 달한다.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대표적 원자재인 폴리실리콘의 66%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PV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당 38달러로 전년 동기(10달러)보다 280% 올랐다. 늘어난 수요에 최근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생산 감소가 겹쳐서다.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국내 대표 태양광 모듈 생산 업체인 한화솔루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1784억원, 연결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연결 기준) 5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태양광 발전 비용이 계속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탄소중립 영향에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수요는 계속 늘 수밖에 없고, 값싼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기반이었단 석탄 발전 등은 가동을 계속 줄여야 해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도 사실은 화석연료가 필요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며 “화석연료 값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용도 높아지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50년까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탄소 중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해선 늘어난 민간 사업자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가 보전해줘야 할 가능성이 높다. 윤 의원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로 발전원을 구성하면 설비 투자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비용 고려없이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면 미래세대에 막대한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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