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스타트업이 혁신의 결과를 누리는 건 당연하지만, 자칫 독점에 의한 과도한 이익 추구로 가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에서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과 가진 ‘스타트업 정책 토크’ 자리에서였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개발한 공공개발앱 ‘배달특급’을 거론하며 “대개는 공공개발앱이 실패할 거라 예측했는데 순항하는 걸 보면 (배달앱이) 혁신의 결과물만은 아니다. 약간의 독점의 결과가 가미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를 향해서는 “(공공배달앱도) 공공영역의 우월성을 강제한 건 아니고, 시장 주체로 참여한 거니까 공공배달앱을 배달의민족이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이 올해까지 8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면서도 800억원가량을 사장님들에게 지원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장엔 김 대표 외에도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 김형년 두나무 부사장 등 업계 주요 인사 13명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향해 “정부 역할의 핵심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혁신과 창의가 제대로 발휘되도록 자유로운 경쟁 활동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해 나갈 일은 현장에 있는 기업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지된 것 몇 개를 정하고 그 외에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열어주는 규제 합리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며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조선말 쇄국정책 하듯 갈라파고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공적 영역에서도 규제·세금 부과뿐 아니라 (가상자산을) 활성화하고 사람들의 자산 증식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을 향해 “우리 선대위에 좀 참여해 달라”는 요청도 곁들였다. “세상은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바뀌었는데, (정치·행정은) 여전히 피라미드 구조, 위계적 사고에 젖어 있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이 후보는 오후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선 “우리 식구들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신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문체위 국정감사 기간에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발언을 대신 사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