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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영상엔 "헬프" 절규가…구조요청에도 '지옥'은 계속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래가 멈춘 시간 객석에서 한 남성(왼쪽)이 "누군가 죽어가고 있다"며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29)이 지난 5일(현지시간)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SNS 갈무리, AP=연합뉴스]

노래가 멈춘 시간 객석에서 한 남성(왼쪽)이 "누군가 죽어가고 있다"며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29)이 지난 5일(현지시간)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SNS 갈무리, AP=연합뉴스]

14~27세 8명이 압사로 숨진 미국 콘서트 참사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가 "객석의 도움 요청이 있었던 이후에도 콘서트는 1시간이나 지속했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7일(현지시간) WP는 관객이 찍은 동영상들을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5일 오후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의 NRG 파크에서 열린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발에서 벌어졌다. 이 공연은 세계적인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29)이 매년 주최해오던 공연으로,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년 만에 열렸다. 관객 5만여명이 몰렸다. CNN에 따르면 한 관객은 오후 9시쯤 "(스콧의) 공연이 시작되자 지옥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5만여명이 무대 쪽으로 향하면서 여기저기서 공포에 질린 비명이 들렸고 실신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면서다.

WP에 따르면 객석에서 찍힌 동영상 가운데 첫번째 구조 요청은 오후 9시 12분쯤 나타났다. 실제 영상을 재생하면 빽빽이 밀착한 사람들 사이에서 "도와주세요(Help)"라는 절규 소리가 수차례 들린다. 21분경 스콧이 노래를 멈추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눌 때, 청중 가운데서는 "의료진(medic)"을 찾는 목소리가 들린다. 같은 시간 스콧은 "여러분 모두 분노할 준비가 됐으면 가운뎃손가락을 하늘 위로 높이 들어 올리자"고 말한다.

WP는 스콧이 콘서트장의 소음과 인이어(In Ear·귓 속) 무전기 탓에 객석의 구조 요청을 들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9시 30분쯤, 한 관객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 주의를 끌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카메라맨의 주의를 끌며 콘서트 관계자들에게 "누군가가 이 안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누군가의 아이가 죽어가고 있다. 그를 살리고 싶다"고 외쳤다. WP에 따르면 스콧도 소란이 일어나는 상황을 인지했다. 그때 스콧은 "별 탈 없으면 여러분 모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라"고 말한다. 관객들이 화답하자 그는 다시 공연을 이어갔다.

9시 42분, 스콧이 누군가 기절한 것을 보고 경비 요원에게 구조를 요청한다. 스콧은 이후에도 콘서트를 이어갔다. 43분쯤 객석에서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쇼를 멈추라"고 외치기에 이르렀다. WP는 "콘서트 관객이 고통에 빠져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나타난 후 약 1시간 만에 콘서트가 멈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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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콘서트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은 일부 관객은 스콧을 고소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콘서트와 관련 "적어도 여러 소송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휴스턴시 해리스 카운티 판사 리나 힐다고도 이번 참사와 관련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스콧과 사실혼 관계의 모델 카일리 제너는 "스콧은 콘서트가 끝나고 뉴스가 나올 때까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기도 한 제너도 구급차가 객석 사이를 다니며 부상자를 찾고 있는 모습이 담긴 콘서트 영상을 공유해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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