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컨벤션 효과' 올라탄 尹, 추격자 된 李…2030엔 외면당했다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한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윤 후보가 소위 ‘컨벤션 효과’를 타고 치고 나갔다면 이 후보로선 초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반전 카드를 마련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5~6일 조사해 8일 발표한 대선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43%, 이재명 후보 31.2%,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4.7%, 정의당 심상정 후보 3.7%, 제3지대 후보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1.4%로 나타났다. 지난주에 비해 윤 후보는 10.6%포인트 급등했고 이 후보는 2%포인트 하락했다.

양자 대결에서도 윤 후보와 이 후보는 각각 47.3%와 35.2%를 기록했다. 전주에 비해 윤 후보는 10.7%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1.3%포인트 하락해 격차는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尹 상승-李 하락’ 조사 결과 잇따라…“컨벤션 효과 커”

SBS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6~7일 조사해 이날 공개한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 34.7%, 이 후보 30.7%, 안 후보 4.9%, 심 후보 3%, 김 전 부총리 0.9%였다. 한 달여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윤 후보는 5.9%포인트 뛰어오른 반면 이 후보는 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조사해 이날 공표한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 34.6%, 이 후보 28.6%, 안 후보 4.8%, 심 후보 4.4%, 김 전 부총리 0.5%였다. 열흘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는 3.9%포인트 상승, 이 후보는 4.4%포인트 하락으로 엇갈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KSOI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 넥스트리서치는 무선 86%와 유선 14%를 합한 면접조사 방식, 한국리서치는 무선 100% 면접조사 방식이었다. 미리 녹음된 기계음으로 묻는 ARS 방식에서든 면접원이 직접 묻는 면접 방식이든 윤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윤석열 후보는 예상보다 크게 컨벤션 효과가 나타난 반면 이재명 후보는 오히려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역(逆) 컨벤션 효과’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대비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선 초반 경쟁에선 일단 윤 후보가 앞서가고 이 후보가 쫓아가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인구 밀집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尹 강세…“부동산 영향”

지역별로는 전통적인 여권의 강세 지역이자 최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윤 후보가 선전했다. 특히 서울에선 KSOI(윤 후보 47.3%, 이 후보 27.8%), 한국리서치 조사(윤 후보 38.9%, 이 후보 25.3%) 모두에서 윤 후보가 앞섰다. 정치권에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승리한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그에 따른 세금 문제의 영향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 중 하나인 2030세대 지지율은 일단 조사마다 차이를 보였다. KSOI 조사에선 다자 대결 기준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14.7%)은 윤 후보(34.3%)의 절반이 되지 않았다. 반면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20대 지지율이 이 후보 16.2%, 윤 후보 16.7%로 비슷했다. 30대 지지율은 두 조사 모두에서 두 사람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30세대에선 ‘지지 후보 없음’ 비율이 높았고,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비율도 낮았다. ‘스윙 보터’ 성향이 강한 이 세대에선 두 후보 중 누구도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래서 향후 가장 뜨거운 전장으로 꼽힌다.

핵심 승부처 2030 엇갈린 결과…국민의힘, 경선 여진 지속

공교롭게도 2030세대를 둘러싼 국민의힘 경선의 후폭풍은 8일 더 거세졌다. 윤 후보는 2030세대에서 강세를 보인 홍준표 의원에게 연일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손을 내밀지만, 홍 의원은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청년 몇 사람 등용하고 같이 사진 찍고 쇼한다고 2030이 돌아오지 않는다.(내가) 윤 후보와 만난다고 해서 그게 달라질 게 있느냐”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 지지자의 탈당 규모와 관련해서도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지난 5일 전당대회 종료부터 8일 오전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자 수는 40명이 전부"라고 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40명 남짓이라는 것은 허위 정보다. 지난 주말 수도권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 중 2030 비율은 75%가 넘는다.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이득은 무엇인가”라고 반론하며 자중지란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윤 후보 측에서 “2030세대에 인기가 높은 이준석 대표를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이 거론되는 사이 이 후보는 현장 행보를 통해 과거 민주당 지지층이던 20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석열(오른쪽) 후보가 선출된 직후 낙선한 홍준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석열(오른쪽) 후보가 선출된 직후 낙선한 홍준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맞춰 지난 5일 대구에서 경북대 학생들과 간담회를 했고, 지난 6일엔 서울의 한 청년공유주택을 찾아 자신의 기본주택 공약을 언급하면서 “우선으로 청년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두 번째로 참석한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청년들이 희망을 잃게 된 데 대해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민주당과 집권 세력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자성론을 폈다.

李, 2030세대 겨냥해 적극 행보…“더 강력한 부동산 정책”

윤 후보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이 후보 측은 이들 2030세대외에 서울과 자영업자들을 지지율 견인의 타깃으로 삼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을 강화하고, 이와 함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패키지로 지급해 이탈한 자영업자 민심을 되돌려야 한다”며 “청년층과 접점을 더 만들고 문재인 정부보다 더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과 20대 지지율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맞춤형 정책·행보로 ‘이서자(20대·서울·자영업자)’를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