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먹는 치료제 나와도 백신 계속 맞아야…부스터샷 필요”

지난달 충남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이어 최근 먹는 방식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화이자가 “경구용 치료제의 효과가 뛰어나도 백신 접종은 여전히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랄프 르네 라이너르트 글로벌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사장은 8일 오후 한국화이자제약이 개최한 기자 대상 강연에서 “화이자는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모두 매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이너르트 사장은 “항바이러스제(경구용 치료제)의 효과가 좋다고 해서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을 수는 없고, 감염이 이뤄지기 전에는 백신만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백신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소개했다.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6개월 정도 지나자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가 40%대로 감소하지만, 이때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으면 면역반응이 다시 강화돼 예방 효과가 95% 가까이로 돌아온다는 분석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고위험군과 1회만 맞는 얀센 접종자에 대해서만 부스터샷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고위험군 외 일반 성인도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느냐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직접 답하는 대신 “데이터를 보면 부스터샷이 안전하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라이너르트 사장은 이미 전세계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도 부스터샷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변이를 위해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보고서가 영국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저널’(BMJ)에 게재된 것과 관련 라이너르트 사장은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회지가 화이자에 먼저 연락을 취해서 분석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 애석하다”며 “임상시험 결과와 실제 세계 데이터가 정확하게 일치했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