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가족 의혹은 조국 시즌2?…민주당은 이 말 못 한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11.08 18:00

업데이트 2021.11.10 10:02

윤석열 후보 가족 의혹은 자칫 조국 시즌 2가 될 가능성 있죠. 그런데 민주당은 이 말 못해요

스스로를 ‘극좌’라 말하는 김수민(39) 시사 평론가는 “민주당이 조국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윤석열 가족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쳐도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이나 음식점 총량제 등 이재명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의 정책은) 좌파·포퓰리즘이 아닌 국가 독점 자본주의라고 해야 더 적절하다”고 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각종 실언과 의혹 대응 방식 문제로 외연 확장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일화 등 모든 수를 열어두고 대선에 나선 안철수·김동연·심상정 후보도 “대선의 큰 변수”라고 했다.

[보이스] 김수민 시사 평론가

김수민(39) 시사 평론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수민(39) 시사 평론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0~2014년 구미 시의원을 지낸 김수민 평론가는 녹색당에서 정치 활동을 했다. 현재는 시사 평론가로 여러 방송에 출연 중이다.

“조국 교수가 실수했다” 

2014년 구미 시의원 재선 출마 당시, 홍세화·노회찬·조국 교수 등에게 추천사를 받았는데.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은 20대부터 알고 지냈다. 고 노회찬 의원은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일을 도왔던 인연으로 추천사를 받았다. 추천사 써준 사람 중 조국 교수만 인연이 딱히 없었는데, 그가 “구미에서 김수민 의원은 재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때 (추천사를) 받았다. 이후에도 딱히 인연은 없었는데,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장관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에게 비난을 엄청 받았다. 법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걸 어떻게 옹호하나. 난 그렇게 살지 않았다.

김 평론가는 지난 8월, 과거 자신에게 추천사를 써줬던 조국 전 장관과 딸 입시 비리 의혹을 두고 SNS 설전을 벌였다. 당시 그는 조 전 장관이 올린 그림을 두고 “빅토리아 시크릿(속옷 브랜드) 속옷이냐”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김 평론가가 ‘보수’로 변절했다고 공격했다.

지난 8월 김수민 평론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관 딸 입시비리 관련해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트위터.페이스북 캡쳐

지난 8월 김수민 평론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관 딸 입시비리 관련해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트위터.페이스북 캡쳐

당시 조 전 장관은 “진보 평론가 글 기막히다”고 했다.
조국 교수가 실수했다고 본다. 어쨌든 그가 나를 진보라고 불렀다. ‘진보적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조국 교수를 비판했다’라는 걸 확인시켜준 셈이다. 근데 문서 위조를 비판하면 보수가 되나. 진보적 관점에서 주로 비판했다. 조 교수야말로 진보를 얘기할 자격이 전혀 없다고 본다. 
그 갈등 이후 ‘진보’ 평론가라는 말 부담 없었나.
한국 사회 기준으로 난 ‘극좌’다. 조국 교수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자유주의자고, 사회주의자”라고 했는데,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하며 산 내가 모독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조국 사태는 진보·보수 문제가 아니었다. 양 진영의 합작이자 적대적 공생이었다. 민주당은 조국을 반대하면 보수로 몰았고, 국민의힘도 ‘조국을 반대하면 보수 편’이라고 몰았다.

2022년 대선, 양당제·다당제의 갈림길 

이번 대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양당제냐 다당제냐’ 갈림길에 서 있다. 2012년 대선은 양당제였다. 1등과 2등이 51% 대 48%였다. 1987년 이후 대선 중 1등과 2등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다. 전형적인 50대 50선거였다. 2017년 대선은 다당제 구도였다. 1등과 2등 득표율 합이 61%였다. 이번 대선은 둘 다 가능해 보인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기존 체제의 변화를 가져올까.
‘새로운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로 두 후보가 나왔다. 그들이 ‘기존 정치 질서를 바꿀 것이냐’ 했을 땐 회의적이다. 이재명 후보는 처음엔 문재인 대통령과 다른 인물처럼 보였는데, 경선에선 ‘친문’에 몰입했고, 대장동 의혹 악재를 만났다. 현직 대통령보다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낮다. 문 대통령 지지율을 인수하기에 바쁜 처지다. 민주당 내 기존 질서를 바꾸기 힘들어 보인다.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명박·박근혜’를 넘어설 거란 기대와 달리 입당 후엔 (당내) 지지층 다지기에 골몰했다. 외연 확장이 둔화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가족 의혹은 자칫 조국 시즌 2…민주당은 이 말 못한다” 

본선에서 두 후보는 외연을 넓힐 수 있을까.
경선까진 지지층 중심, 본선에선 외연 확장한다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어려운 게 20·30세대다. 이들은 두 후보 모두 ‘공정한 사람인가’란 의문을 제기한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20대는 대장동 사태에 대해 ‘특검 추진해야 한다’ 혹은 ‘후보에게 책임 있다’고 생각하는 부정적 응답이 많다.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다. 가족 문제가 치명적이다. 배우자 허위 이력 논란, 배우자 논문 부실 문제, 장모 문제 등 조국 전 장관 가족 의혹과 비슷한 부분이 꽤 있다. 조국사태 때 촛불을 가장 많이 든 게 20대다. 그들은 ‘조국’이 싫다고, 그를 수사한 ‘윤석열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보의 말과 행동, 그리고 결정적으로 주변 문제들이 20·30세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 ‘실언’도 20·30세대 지지율에 영향 미쳤을까.
말실수가 너무 많았다. 큰 짐이다. ‘아프리카 발언’도 보면 ‘산업이 예전과 다른 양상이니 한국은 개발도상국과 다른 전략 짜야 한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왜 그런 무난한 발언에도 폄하 의미가 담기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계속 버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민주당도 본격적으로 윤석열 가족 의혹 검증에 나선다고 한다.
민주당은 스텝이 꼬였다. 조국 사태 때문이다. 정경심 교수는 2심 판결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조 전 장관도 입시 비리 관련해서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럼 민주당은 미리 입장을 정리했어야 했다. 윤석열 측을 공격하려면 ‘조국 문제를 털어냈다’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은 방송에 나가 “윤석열 전 총장 쪽 문제들이 자칫 조국 시즌 2로 비칠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이 말 못한다. ‘조국’을 ‘역(逆)’으로 쓸 수 없게 스스로 처신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그걸 알고 있었다고 본다. 경선 와중에 그는 “조국 전 장관도 유죄가 나오면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 중 처음이었다. 민주당이 조국 문제 정리 없이 윤석열 공격에 나선다면 힘이 실릴까. 회의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조국 전 장관도 유죄가 나온다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조국 전 장관도 유죄가 나온다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대장동·고발 사주 의혹, 두 후보 약점이란 평가도 나온다.
대장동이나 고발 사주 의혹에 두 후보의 직접 개입 증거는 아직 없다. 현재로썬 실정법상 무죄 가능성 크다. 문제는 대응방식이다. 두 후보 모두 남 탓을 한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몰아붙인다. 윤석열 후보도 제보자 공격이나 언론을 공격한다. 둘 다 비판받을 일이다.

“이재명, 좌파 아닌 국가 독점 자본주의” 

대장동 의혹 이후,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화학적 결합에 대한 의구심 커졌다.
이재명 후보는 김대중·문재인 대통령만큼의 당내 조직 장악력이 없다. 계파 연합으로 인적 융합을 꾀하며 어젠다는 선점하려고 한다. 당장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꺼낸 것도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나가면, 당내 다른 세력이 크게 반발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변수는 역시 대장동 의혹이다. 수사 상황이 이재명 후보에 불리하게 전개되거나, 여론이 지금보다 더 돌아선다면, 이낙연 캠프 측이나 당내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은 공익 환수에 성공한 치적”이라고 했다.  
대장동 의혹 과정을 보면, 배임 여부를 떠나 자본을 넣은 소수가 천문학적 이익을 챙겼다. 이재명 후보는 공익 환수를 해냈다고 말하지만, 임대주택 같은 걸 포기하고 환수했다. 진보·좌파는 서민 이익이나 평등·분배를 중시하는데, 대장동은 달랐다. 공공이 토지 강제수용권, 인·허가권을 통해 화천대유 쪽 리스크를 줄여줬다. 독점적인 자본 이익을 공공이 보장을 해줬다. 국가권력이 독점자본과 결탁하고 그들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키워준 셈이다. 결국 ‘포퓰리즘’ ‘좌파’ ‘사회주의’ 이런 말보다는 거꾸로 ‘국가 독점 자본주의’가 이재명 후보 입장을 더 잘 대변한 게 아닐까 싶다.
‘음식점 총량제’ 논란 땐 야당에서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는데.
어딜 봐서 이재명 후보가 좌파인지 이해가 잘 안 간다. ‘음식점 총량제’ 하면 신규로 음식점 내고 싶은 서민·청년들은 진입로가 좁아지니 싫어할 거다. 또 대자본이 치고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결국 국가가 대자본 영업에 봉사하는 꼴이다. 이게 어떻게 포퓰리즘 좌파인가. 예전에 이재명 후보는 “청년들이 대학교 굳이 갈 필요 있느냐. 차라리 국가에서 어느 정도 돈을 줘가지고 해외여행을 한 번씩 갔다 오게 해주자”라고 말했는데, 바꿔 말하면 ‘소수만 대학 가라’는 말이다. 결국 소수가 이끄는 사회, 그걸 어느 정도 보장하는 국가. 이런 이야기다.

출마=단일화?…안철수式 중도실용 정치 완성될까 

안철수 지지율(6~10%) 의미는.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 지지율이 한 6~7% 나왔다. 이건 안철수 혹은 국민의당 고유의 지지율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간에서 나온 지지율이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지지율을 확장해서 국민의힘 표를 갉아먹으면, 단일화는 오히려 쉬워질 거라고 본다. 반대로 무당층이나 민주당 표를 많이 잠식한다면 독자 완주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후보는 두 가능성을 모두 보고 출마한 것 같다.
제3 후보권을 형성하고 있는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후보. 이들은 여러 방식의 단일화, 혹은 독자완주를 상정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제3 후보권을 형성하고 있는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후보. 이들은 여러 방식의 단일화, 혹은 독자완주를 상정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만약 단일화한다면, 이전 단일화 행보와 뭐가 다를까.
예전엔 단일화를 ‘예고’ 했다. 2012년 대선 출마 땐 출마 선언한 지 얼마 안 지나 “단일화하겠다”라고 했다.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처음부터 아예 야권 단일 후보 얘기를 꺼냈다. 근데 이번엔 단일화 얘기를 안 하고 있다. 이런 상반된 예가 계속 있었다. 2014년 지방선거 땐 신당을 만들 것처럼 하다 어느 날 단일화도 아닌 민주당과 통합을 시도했다. 2016년 총선 땐 아예 민주당을 탈당해 몇몇 지역구를 빼고, 국민의당 간판으로 선거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다양한 전례가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당선 뒤 이어질 총선에서 소속 정당이 제1당이 안 되면, 대통령 자리 물러난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이 아닌 ‘소속 정당’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소속 정당은 어디일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그 정당일까, 새로 이합집산한 제3당일까, 안철수 후보 말을 보면 이런 게 다 묘하게 열려있다. 단일화와 독자 완주, 뭘 가정해도 다 말이 되는 그런 수를 놓고 있다. 이런 전략은 확실히 준비한 것 같다.  
안철수·심상정·김동연…제3의 후보는 누가 될까.
기호 3번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라고 본다. 김동연 후보도 진로가 다 열려 있다. 독자 완주 의지도 있어 보이지만, 손잡을 대상이 너무 많아 보인다. 김동연 후보는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심지어 민주당이나 심상정 후보와도 연대가 가능하다. 다섯 갈래다. 최근엔 ‘단일화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의지도 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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