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선은 당이 중심"…세력싸움으로 대선 임하는 0선 윤석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당직자들에게 “많이 도와달라”는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다시 뒤돌아서서 이렇게 말했다. “아니, 돕는 게 아니라 그게 여러분들의 일이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운데 악수하는 인물)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보고를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8 임현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운데 악수하는 인물)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보고를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8 임현동 기자

지난 5일 대선후보 선출 후 이날 처음으로 당과 공식 상견례를 가진 윤 후보는 줄곧 “대선은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직후 참석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이번 대선을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으로 규정하며 “정권교체도 중요하고, 그 이후 국민 삶이 더 나아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선거를 통해 믿음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라고 하는 것이 특정 캠프의 선거가 돼 버리면 집권 후에도 그것이 유사 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선은 당이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선이 끝난 당을 ‘원팀’으로 다독이는 한편, ‘0선’의 약점을 보완하고 당 중심으로 캠프 외연을 확장해 민주당과 세력싸움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당 현안보고회의에서도 “무슨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정예 대통령 선거운동이 선거 직후 대통령 측근에 의한 유사독재로 흐르고, (대통령이)갈등조정은 커녕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변한다”며 “헌법에 충실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대선 운동 자체부터 당이 나서는 당의 운동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도 “맞습니다”라고 화답하며 박수를 보냈다.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분의 고견을 다 들어서 당과 함께 선거대책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국민의힘)지지자가 아니었지만 다른 진영을 지지하기 여러운 분들도 다 모셔서 정당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국민캠프’로서 선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에선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에게 대선 전략과 관련한 ‘비책’이 담긴 ‘비단주머니’ 2개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지낸 권성동(4선) 의원이 윤 후보의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가 당 대선후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선거에 도움이 되는 복주머니를 전달하고 있다. 2021.11.8 임현동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가 당 대선후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선거에 도움이 되는 복주머니를 전달하고 있다. 2021.11.8 임현동 기자

이날 윤 후보는 박병석 국회의장, 김상희ㆍ정진석 부의장 등 국회의장단도 예방했다. 특히 박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대통령제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의회주의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당선된다면)헌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입법부를 가장 존중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여야 후보들이 국회 출신들이 아니라는 건 정치가 좀 답답하다는 그런 거(국민의 뜻)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와 오찬을 하며 부동산 공급대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후보가 ‘부동산 공급가격을 잡아야 한다’고 하니 이준석 대표가 ‘2030세대는 획일적인 아파트 공급은 싫어한다. 다양한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 과정에서 윤 후보가 부친의 연희동 자택 매각과정도 상세히 이야기했다”며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야할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상견례 자리였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에 대해 윤 후보는 “일단 몇 차례 연락을 취해보고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일부 2030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선 “2030 청년세대가 우리 당의 정치적 자산”이라며 “당 차원에서 여러 좋은 방법을 생각해서 저에게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들을 알려주시면 거기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날 윤 후보를 향해 “나라의 미래, 국민의 삶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일대일 회동을 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