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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시장 살리겠다"…시의회와 갈등 중에 '민생' 챙긴 吳

중앙일보

입력

“시장님, 재래시장을 살려주십시오. ”

8일 오전 11시 30분. 서대문구 홍제골목상점가와 인왕시장 일대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통 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 시장은 이날 골목상권을 찾아 현장에서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골목상권 부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홍제동 인왕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홍제동 인왕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때마침 내리는 비로 인해 재래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유독 적었다. 오 시장은 상인들에게 다가가 “어느 게 맛있느냐”며 직접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다. 상인들의 요구는 주로 2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절벽 끝에 내몰린 상인들에 대한 지원에 집중됐다. 한 상인은 “지난 7월 서울시가 지원하는 대출을 받으려 했는데 절차가 어려워 받지 못했다”다고 했고, 이에 오 시장은 “제도 개선할 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한 상인은 “제로페이를 더 활성화 시켜달라”고 했고, 시장에 인접해있는 유진상가와 아파트 건물에 대한 재건축 필요성을 말하는 이도 있었다. 현장에 동행한 임근래 소상공인담당관은 오 시장과 상인들을 상대로 무이자 대출 등 지원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전통시장 찾은 오세훈 “제도 개선을…”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내년 말까지 이어진다.

우선 골목만의 특색을 담은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을 시작한다. 2030년까지 로컬브랜드 상권 200개를 지정해 맞춤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내년에 62억원을 투입해 12개 상권을 선정한다. 연남동, 성수동처럼 이미 인지도가 높은 지역 중 100개는 ‘강화지구’로 선정해 스타 가게 육성 등에 주력한다.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은 100개는 ‘촉진지구’로 선정, 노후화된 시설 관리 등을 힘쓴다.

주차불편, 노후화된 시설 등으로 방문을 꺼려왔던 전통시장에 대해선 총 316억원을 투입해 쇼핑환경을 개선한다. 또한 상인과 소비자의 안전확보를 위해 화제공제보험 가입, 노후전선 보수(38억원) 등도 지원한다. 10% 할인가격에 구매가능한 서울사랑상품권은 이달 2445억 원을 추가 발행했다. 또 예비 청년창업가 100명을 선정, 최대 1억 원의 창업자금을 직접 또는 융자 지원하기로 했다.

상인 대출, 내년에도 2조원 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소상공인의 경영회복을 위한 금융지원도 나선다. 시는 ‘무이자, 무보증료, 무담보, 무종이서류의 4무(無) 안심금융’을 지난 6월 2조원에 이어 11월부터 3000억원을 추가 지원중이다. 내년에도 장기 저리를 기반으로 하는 안심금융 재원 2조원을 마련했다. 성실하게 일했으나 불가피한 이유로 폐업 기로에 선 소상공인 500명을 선정해 재창업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업정리가 필요할 경우에는 1인 200만원 이내의 사업정리비도 지원한다.

시의회와 갈등 속 '민생도 챙긴다' 보여주려는듯  

오 시장이 이런 ‘골목시장’ 행보는 서울시의회와의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최근 민간위탁·보조금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 삭감을 두고 시의회가 반발하자,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시민단체가 일단 나랏돈을 받으면 당연히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된다"며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의 시장방문은 시의회와의 격론 속에서 민생도 빠짐없이 챙긴다는 모습을 보여주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오 시장과 시의회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될 것 같지 않은 모양새다. 이날은 시의회가 행정감사를 재개했고, 10일엔 시의회가 반대하고 있는 김헌동 SH사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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