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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폭발 두달째 아직도 용암 불구덩이…라팔마 섬의 비명[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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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 섬의 화산이 두 달 가까이 용암을 분출하는 등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지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영 방송 RTVE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라팔마 섬의 쿰브레 비에하 화산은 폭발 8주째 왕성히 활동 중이다.

스페인 라팔마 섬 쿰브레 비에하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흘러 내려오고 있다. [유튜브 Traveller In The Whole World 캡처]

스페인 라팔마 섬 쿰브레 비에하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흘러 내려오고 있다. [유튜브 Traveller In The Whole World 캡처]

주민들은 공중에 날리는 화산재를 피하려 우산을 쓰고, 곳곳에 쌓인 화산재를 치우는 게 일상이 됐다. 용암이 굳어져 생긴, 지름 30㎝ 크기의 화산탄(용암이 공중에서 회전하며 떨어지면서 형성되는 용암편)이 길거리를 굴러다니는 모습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용암이 흘러넘치면서 해안가에는 40ha(4㎢)가 넘는 새로운 땅이 형성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의 화산에서 용암이 두 달 가까이 분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에 찍은 분화구 모습. [EPA=연합뉴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의 화산에서 용암이 두 달 가까이 분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에 찍은 분화구 모습. [EPA=연합뉴스]

스페인 지질연구소 회원들이 5일 라팔마섬 쿰브레 비에하 화산 폭발 이후 용암 흐름을 측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지질연구소 회원들이 5일 라팔마섬 쿰브레 비에하 화산 폭발 이후 용암 흐름을 측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9월 19일 첫 폭발 당시 불기둥은 상공 300m까지 치솟았다. 폭발 광경이 우주정거장에서도 관측됐을 정도라고 한다. 섭씨 1300℃에 육박하는 용암이 약 900ha(헥타르·9㎢)의 땅을 덮으면서 인근 마을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2700여채의 주택과 건물이 피해를 보았고, 7000여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라팔마 섬 인구 8만5000여명의 약 8%가 이재민이 됐다. 섬의 주산물인 바나나 농장도 화산재에 묻히면서 농수산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앞서 라팔마 섬엔 1971년 화산 폭발이 있었고 당시에는 용암 분출이 3주 가량 이어졌다. 50년 만의 화산 활동이 언제쯤 멈출지는 가늠되지 않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 화산 비상 계획 소속 카르멘 로페즈 대변인은 "현재까지 폭발이 곧 끝날 것이란 과학적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화산 폭발의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이산화황 배출량이 감소했고 지진 발생 건수도 다소 줄었다고 발표했으나, 로페즈 대변인은 "(그 정도는 화산 활동의) 정상적인 범주에 속하는 변동이라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스페인 정부는 화산 폭발로 인한 재난 지원금으로 2억2500만 유로(약 300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난 4일 재해현장을 방문해 "지역 재건을 위해 자원과 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현재 2100만 유로(약 287억원)를 지출했고 이번 주 내로 1880만 유로(약 257억원)를 농·어업에, 500만 유로(약 68억원)를 사회적 위기 개선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피해 주민들은 "재난지원금이 아직 수중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총리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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