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은 웃고 배달은 시무룩…희비 뒤바뀐 음식점

중앙일보

입력 2021.11.0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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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3일 점심시간 서울시내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이후 식당가와 번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띈다. [뉴스1]

지난 3일 점심시간 서울시내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이후 식당가와 번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띈다. [뉴스1]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음식점 운영자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영업시간이나 출입 인원 제한이 없어지면서 배달을 시키는 대신 매장에 직접 찾아가 음식을 사 먹는 손님이 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1년이 넘도록 손님 없는 매장을 꾸려온 자영업자들은 반색하지만, ‘코로나 특수’를 봤던 배달 전문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7일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된 지난 1~4일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총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약 1825만명으로 2주 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반면 매장을 방문해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앱의 사용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스타벅스 앱의 총 사용자 수는 같은 기간 약 201만명에서 291만명으로 45% 늘었다.

음식점들의 배달-매장 매출 비중에도 변화가 생겼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음식 대표 주자인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최근 배달 매출이 소폭 감소하고 내점 매출이 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치킨은 MZ세대(1980년~2004년 출생) 소비자 매출 비중이 높은데, 아직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지 않는 등 이유로 아직 변화 폭이 크지 않다”면서도 “매장 영업이 죽었던 가게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후 첫 주말인 지난 6일 수도권 곳곳의 음식점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날 저녁 방문한 경기 안양의 한 치킨집 역시 한두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야외 좌석까지 모두 만석이었다. 매장에선 4명 이하 손님은 물론이고 7~8명의 단체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해당 매장 직원은 “이렇게 매장 손님이 많이 온 건 오랜만”이라며 “주문이 계속 들어와 정신이 없다”고 했다.

‘배달 장사’를 주력으로 하던 음식점 사장들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이후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 매출이 대폭 줄었다” “오전 11시에 오픈했는데 저녁까지 배달이 한 개밖에 안 들어왔다”는 등 식당 사장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배달과 매장 영업을 병행해 온 서울의 한 대학가 식당 사장은 “이전에 비해 이번 주 배달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영업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 위드코로나 시행과 상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동네 술집이나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데 대학가는 아직도 별다른 매출 증가가 없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동안 배달 수요는 소비자 욕구와 상관없이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늘어난 측면이 컸다. 일상 회복으로 사회적인 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보면서 소비하는 즐거움을 되찾으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집에서 배달로 모든 걸 해결하는 ‘코쿤족’의 증가로 장기적으로 배달 수요는 서서히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배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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