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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냉정할 때"…보스 기질 윤석열 '캠프' 내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올랐다.원래는 자신의 캠프 측근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몸집을 키우는 식의 선대위를 구상하고 있었지만, 주말 사이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이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은 7일 통화에서 “새로 구성할 당 선대위 인적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8일 캠프 해단식을 한다”고 말했다. 우선 총괄선대위원장으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유력하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15일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 오는 20일 전후로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메시지·인선 등 대선 정국의 핵심적인 분야에 대해 직접 지휘봉을 휘두르며 전권을 행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보궐선거 이후 당을 떠난 지 6개월여 만에 선대위를 총지휘하는 역할을 맡아 대선 무대의 전면에 복귀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이준석 대표와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이준석 대표와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윤 후보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청년과 여성·호남 인사도 선대위 전면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 측은 “4선의 권영세 의원 등이 선대위 상황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권성동·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측근 그룹도 지근거리에서 윤 후보를 돕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8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당 최고위원회의와 현안 보고회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당무에 돌입한다. 또 국회의장단을 예방하고 헌정회도 들른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JTBC 인터뷰에서 당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제가 선거 과정에서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는데 어느 지점에 우려를 가졌는지 윤 후보는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며 “윤 후보가 냉정해질 시점이 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캠프를 본선 선대위 진용으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는 취지로, 김 전 위원장도 이 대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맞서 경선 기간 동고동락했던 윤 후보 측근 그룹은 “마이너스 정치가 아니라 플러스 정치를 해야 한다”며 자신들을 포함한 매머드급 선대위를 요구하는 중이다.

이어 이 대표는 경선 결과에 대해선 “조직선거론이 득세한 결과였다. 지금부터가 더 큰 위기”라며 “당원 몇십만 명 단위에서 조직선거를 치를 순 있지만 5000만명 국민 대상 선거에서 윤 후보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사진기자단

선대위 구성은 원팀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이 역시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에게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홍 의원은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뿌리쳤다. 윤 후보 측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홍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원희룡 전 의원을 만날 계획”이라고 했지만, “선거에 패배한 사람에게 억지로 원팀 강요하는 건 삼가야 한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등의 반론도 있다. 논란이 커지자 홍 의원은 SNS 추가 글을 통해 “당 분열로 보지 말라”면서도 “당원 개개인에게 생각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전체주의”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윤 후보는 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 6일 20·30 세대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를 만나곤 ‘청년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청년층 표심을 노린 행보다. 윤 후보 측은 “당분간 보수색채를 줄이고 청년층을 비롯한 외연 확장 전략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10일에는 광주를, 11일엔 봉하마을을 찾는다. 두 곳 모두 진보 진영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한편, 여야 본선 레이스가 확정되면서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 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인 김혜경씨와의 내조 경쟁 구도가 짜여지면서, 조만간 부인 김씨가 공개행보를 할거란 식의 보도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이른바 ‘쥴리’ 의혹 등으로 김씨가 적지 않게 마음고생을 했다. 당장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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