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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책 직접 챙긴 이재명…‘해결사’ 이미지 극대화 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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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 “공급선이 독점되면서 생긴 일종의 ‘차이나 리스크’라고 할 수 있지 않으냐는 얘기가 있다”며 “당(黨)과 정(政)이 협의해서 지금 당장 급한 일시적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사단 파견 등을 동원해서라도 최대치의 대책을 강구해 보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요소수 관련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요소수 관련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요소수 관련 긴급 점검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는 “(요소수 품귀라는) 말이 나온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디젤(경유)차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는 지난달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대란을 겪고 있다. 국내 요소 수입량의 97%(올해 1~9월)를 차지하던 중국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물류 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요소수 진열장이 텅 비어 있다. 요소수 공급난은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인데 사실상 중국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공급난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수입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 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수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1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요소수 진열장이 텅 비어 있다. 요소수 공급난은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인데 사실상 중국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공급난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수입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 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수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1

요소수 대란을 “근본적으로 공급이 왜곡돼 생긴 문제”라고 지적한 이 후보는 2019년 일본의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수출 규제 사태와 지난해 마스크 품귀 사태에 대한 대응 사례를 각각 장ㆍ단기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장기적으론 “공급선 다변화와 국내 생산기반 확보”를, 단기적으론 “매점매석에 대한 관리ㆍ통제, 또 필요하면 가격 통제, 또 더 나아간다면 수입ㆍ유통을 공공영역에서 일정 정도 담보하는 방법도 강구하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이에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에서도 긴급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후보 말을 참고해서 현재의 애로 사항을 타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靑 TF와 별도로 이재명 주재…“대안 집행 속도 매우 중요”

이날 회의는 지난 5일 출범한 청와대의 요소수 TF와 별개로 이 후보가 직접 당에 회의를 요청해 주재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자동차 운행 등 민생에 직결되는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해, 직접 사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대안을 만들어내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이 후보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추진력을 부각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또 행정 경험이 없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대비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이 후보가 이날 언급한 마스크 품귀 사태는 이 후보의 지지율 도약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사례다. 올해 초 이 후보는 정부에 ‘마스크 최고가격제’ 등을 선제적으로 제안했고 일부 관철됐다. 또 소부장 사례를 언급하며 공급선 다변화를 주문한 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그의 평소 지론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정부의 행정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가난에 시달리다 살인을 저지른 22세 청년의 비극적 사연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분들의 삶을 바꾸는 것이 가장 위대하고 시급한 개혁이다. 희망 잃은 청년을 구하기 위해 포퓰리즘이 필요하다면 포퓰리즘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의무를 다해야 할 땐 답답할 정도로 느려선 안 된다”고 썼다.

‘재난지원금’ 제동 걸리자, 당에 “지방채 한도 완화” 주문

다만 이 후보가 드라이브를 거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은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 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재정 여력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했고, 송영길 대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상의하고 후보의 뜻도 존중하겠다”고만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5일 “필요한 계층과 대상에 집중적으로 주는 게 효과적”이라며 사실상 전 국민 지급을 거절했다.

여기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선출 직후인 지난 6일 “코로나 피해 보상은 손실을 보상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반대의 뜻을 재차 밝혔다.

이 후보는 일단 정면돌파를 택했다.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윤 후보를 겨냥,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고 있는데 돕지 않을 거라면 관아 곳간에 잔뜩 쌀을 비축해 두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이제라도 국가가 가계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전 국민재난지원금 추진에 미온적인 당을 설득하기 위해 추가 요청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공세에 맞서, ‘개발 사업 100% 공공이익환수’ 추진 공약을 돌파구로 내세웠던 이 후보는 최근 당에 이를 위해 지방채 발행 한도를 완화하는 안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방문, 학부모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방문, 학부모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방문해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했다. 2017년 주민 토론회에서 학부모 수십명이 무릎을 꿇고 설립을 요청한 장면으로 화제가 된 서진학교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개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비장애인과 통합 교육의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며  장애인 차별 철폐와 지원 정책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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