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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에 코로나까지…지구촌 식료품 물가 1년새 30% 급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캔터키주 셸비빌에 위치한 농장에서 지난 6월 콤바인 수확기로 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캔터키주 셸비빌에 위치한 농장에서 지난 6월 콤바인 수확기로 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식료품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30% 넘게 급등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주요 곡물 생산 국가들이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수확량이 급감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공급망 붕괴와 물류·인력난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식료품 가격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CNN "기상이변·공급망 붕괴·인력난이 원인"

5일(현지시간) CNN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이날 공개한 10월 식량가격지수(FPI)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FPI는 지난 9월보다 3% 상승한 133.2포인트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0월보다는 31.3%나 상승한 수치다.

FAO는 24개 주요 식료품의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 가격지수를 매달 발표하고 있다.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평균 가격을 기준값인 100포인트로 설정한 이 지수는 전 세계 주요 식품의 가격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FAO는 FPI가 2011년 7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곡물과 식물성 유지류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는 137.1포인트를 기록하며 9월보다 3.2% 올랐다. 캐나다·러시아·미국 등 주요 밀 생산국의 작황 부진으로 밀 가격이 5%나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주요 곡물인 보리, 쌀, 옥수수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식물성 유지류의 가격 역시 폭등했다. 팜유,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캐놀라유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유지류 가격지수는 184.8포인트로 전월보다 9.6% 상승했다. 특히 팜유의 경우에는 주요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 노동자 부족으로 생산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가격이 급등했다.

이와 관련, FAO는 주요 식량 생산국의 작황이 부진한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분유, 가금류, 식용유, 보리와 같은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뭄·홍수·이상고온과 같은 기상이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 물류난, 인력 부족, 각종 비용 상승 등이 식료품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CNN은 분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료품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의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가 부족해지면서 심각한 물류난을 겪고 있는 영국의 경우에는 수퍼마켓의 진열대가 비어있는 경우가 속출했다. 일부 패스트푸드 체인은 공급 부족으로 일부 메뉴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생필품을 비축해 돌발상황에 대비할 것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상무부의 고시로 인해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났다. 상무부의 의도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라는 의미였지만, 최근 대만해협의 긴장 상황과 맞물려 이에 대비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시민들의 식료품 사재기를 불러일으켰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이 가운데 일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로 글로벌 소비재기업인 유니레버, 식품업체인 크래프트 하인즈와 글로벌 제과업체 몬델리즈는 인기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한편 일부 식료품의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육류가격지수는 112.1포인트로 전월보다 0.7% 하락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감소와 브라질산 소고기 공급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설탕 가격도 전월보다 1.8% 떨어진 119.1포인트를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마치고 하락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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