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에…韓, 기후변화총회서 "요소 팔아달라" 읍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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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요소 수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한 각국과의 양자 회담 자리에서도 요소 수출국에 '요소를 팔아달라'고 읍소한 것이다.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바수키 하디물요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을 만나 수도와 수자원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환경부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바수키 하디물요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을 만나 수도와 수자원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환경부

영국서 만난 중국·인니에 수출 요청

7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31일부터 COP26에 참가한 주요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 13명을 만나 기후·환경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한 장관과 양자 면담한 대표는 프랑스, 인도, 중국, 미국, 호주 등 총 9개국 장·차관급 10명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아시아개발은행, 유엔 해비타트 등 3개 국제기구 사무총장이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장관에게 요소수 수출을 재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장관은 지난 4일 자오 잉 민(Zhao Yingmin) 중국 생태환경부 차관을 만나 요소 수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앞서 3일엔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장관과 환경협력 양해각서를 쓰면서 "최근 대두하고 있는 요소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물량 확대 등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요소를 한국에 수출하는 국가다.

"읍소보단 즉각 대책 마련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부족한 해외 읍소보단 해외 직수입 등 즉각적인 대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국도 공급이 부족해 수출을 금지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가 곧바로 요소수를 우리에게 팔지는 않을 것이다. 후진국형 기술을 유지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얻으러 다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3개월 뒤 러시아산 요소수가 들어올 때까지는 비싸더라도 요소수 완성품을 세계 각국으로부터 직수입해오도록 돕는 게 현실적인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 돼 있다. 중앙포토

7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 돼 있다. 중앙포토

허일정 한국화학연구원 환경자원연구센터장 역시 "해외 요청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기존 인프라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부는 요소수를 안 써도 되는 '비요소수 기술' 개발과 국내 생산 재가동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도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현재 정부는 요소수 대란의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해외 지원 요청뿐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일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도록 해달라'는 산업부의 요청을 받아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기 위한 특별조사반을 구성했고, 주유소협회 등을 통해 차량당 요소수를 10~30리터씩만 넣도록 판매량을 제한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수입처 다변화 및 국내 생산 재가동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필수 교수는 "정부가 요소수를 요청하고 다니는 이번 사태는 요소수 수입을 중국에만 97% 의존해 발생한 문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그네슘, 리튬 등 산업필수품의 재고를 미리 늘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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