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년째 출입금지된 임진강 두루미 월동지…두루미는 돌아왔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세계 최대의 두루미 월동지다. 예외 없이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초순,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4마리가 처음으로 빙애여울로 날아들었다.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7일 “3마리의 어른 두루미(성조)와 1마리의 어린 두루미(유조)로 구성된 두루미 일가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정한 어미와 새끼 두루미의 일상…가족애 물씬  

이 중 부모와 새끼로 보이는 어른 두루미와 어린 두루미 등 2마리는 온종일 함께 붙어 다녔다. 대부분 시간을 여울 바로 옆 자갈밭에 선 채 휴식을 취했다. 어른 두루미는 가끔 물속으로 부리를 넣어 물을 먹거나 다슬기 같은 먹이를 잡아먹었다.

지난 6일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 목격된 두루미.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지난 6일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 목격된 두루미.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그러면 1∼2살 정도로 추정되는 새끼도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부모의 행동을 따라 했다. 이어 부모와 새끼는 임진강 빙애여울을 위쪽 창공으로 나란히 날아올라 널찍한 양 날개를 활짝 펼친 채 유유히 강 위를 날아다녔다.

지난달 말부터 두루미·재두루미 30여 마리 회귀  

두루미 무리 주변 빙애여울엔 지난달 22일부터 두루미의 사촌격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30여 마리가 먼저 월동을 위해 찾아왔다. 빙애여울은 강이 얼음장으로 변하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강가 10∼30㎝ 깊이의 물살이 빠른 여울에서 주로 지낸다.

여울에서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쾡이 등 천적을 피해 잠도 잔다. 강가 산기슭 율무밭에서 추수 후 떨어진 율무를 먹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이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이채로운 생태다. 그래서 ‘등산하는 두루미’로도 불린다.

지난 6일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 목격된 두루미.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지난 6일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 목격된 두루미.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빙애여울은 전 세계 최대 두루미 월동지  

빙애여울은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다. 이곳은 군사분계선에서 3㎞ 정도 거리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 지역이다.

지난 2018년 2월 경기 연천군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지난 2018년 2월 경기 연천군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

두루미는 직선거리로 1000km 떨어진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으로 날아왔다. 매년 11월 초면 두루미 선발대가 날아든 뒤 이듬해 1월까지 300여 마리가 날아와 3월 중순까지 겨울을 난 뒤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재두루미 300여 마리도 비슷한 기간 유사한 경로로 월동을 위해 빙애여울을 찾는다.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하지만 두루미 월동지 방문은 2년 2개월째 중단되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연천 민통선 일대에 대한 안보 및 생태관광이 전면 금지되고 있어서다.

ASF 확산 방지 위해 2년 2개월째 출입금지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현재 연천 민통선 지역에서는 방역 활동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 데다 도로변의 제한된 장소에서만 이뤄지는 민통선 관광으로 인한 ASF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통선 생태·안보 관광이 단계적으로나마 즉각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