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에도 기업 10곳 중 9곳 “내년 투자계획 못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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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들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됐지만 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도 투자 계획을 아직 못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업 10곳 중 7곳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기업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거나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4일 국내 기업 316개 사(대기업 80개, 중소기업 236개)를 대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의 기업 환경 전망과 대응 과제’를 조사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내년도 투자계획을 세웠는지 묻는 질문에 이미 수립했거나 수립 중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현재 ‘검토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2%였다. 아직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56%나 됐다.

[자료 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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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들이 투자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경영 환경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환경 불확실성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지속되거나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이 68%에 달했다. ‘완화될 것’ 응답은 32%에 그쳤다.

[자료 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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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경기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출 확대와 기업 실적 개선 등 최근의 긍정적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대해 응답 기업의 12%는 ‘3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29%는 ‘내년 상반기까지’, 41%는 ‘1~2년’으로 내다봤다. ‘3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는 기업은 18%에 그쳤다.

38% “향후 원자재 수급 애로 우려”

향후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38%가 ‘원자재 수급 애로 및 글로벌 물류난’을 꼽았다. 이어 ‘인력 부족’(21%)과 ‘노동‧환경 등 규제 환경 지속’(17%)이 지목됐다. ‘글로벌 통상 환경 급변’(10%), ‘디지털 기술 환경 변화’(8%), ‘2050 탄소 중립 추진’(5%)도 기업의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술과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기업 활동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늘어나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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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상수로 보고 투자”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32%가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라고 답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부응하는 ‘사업 구조 재편’(16%)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어 ‘내실 경영’(15%), ‘우수 인력 확보’(15%), ‘조직 역량 강화’(13%), ‘해외 진출 등 신시장 개척’(8%) 순이었다. 대기업 임원 A씨는 “디지털·친환경 전환,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최근의 불확실성 요인은 단기적인 변수라기보다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에 영향을 주는 상수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과제로는 응답 기업의 31%가 ‘물가 안정 및 원자재 수급난 해소’를 꼽았다. ‘경기 활성화(25%)’, ‘기업 투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23%)’, ‘인력수급 원활화(9%)’, ‘규제 개선(8%)’, ‘통상 불확실성 해소(4%)’도’ 지목됐다.

[자료 대한상의]

[자료 대한상의]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업간, 국가간 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불확실성은 기업 노력 만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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