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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공급망 교란·원자재 가격 상승에 경기 회복 미약"

중앙일보

입력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방역조치인 ‘위드 코로나’ 시행 기대감에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최근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7일 한국경제개발연구원(KDI)는 ‘11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이 제약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라고 했다. KDI는 지난달 발표한 ‘10월 경제 동향’에서는 “대면서비스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이번 달에는 '둔화'라는 표현이 '미약'으로 바뀌면서 부정적 평가가 더해졌다. 다만 ‘11월 경제 동향’에서는 하방 위험 증대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KDI가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인 평가를 한 데는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KDI는 “방역 조치가 완화하면서 서비스업이 부진에서 일부 반등했으나,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세는 미약한 수준”이라고 했다. 실제 9월 제조업 평균가동률(73.5%)은 8월(74.1%)보다 소폭 하락했다. 전년 대비 출하도 8월(6.4%)보다 9월(-5.6%)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같은 기간 재고율은(112.1%→113.2%) 상승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자동차의 9월 가동률(77.0%)은 8월(87.3%)과 비교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출하(5.4%→-21.0%)도 대폭 감소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KDI는 “제조업은 평균가동률이 전월보다 소폭 하락한 가운데 출하가 급감하고 재고율이 상승하는 등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며 제조업은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도 올해 8월(96)부터 9월(94), 지난달(92)과 이번 달(87)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반면 부진했던 서비스업은 방역 조치 완화에 반등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월(103.8)보다 3포인트 상승한 106.8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서비스업 생산은 8월(4.2%)에서 9월(3.3%)로 양호한 증가율을 이어갔다. 특히 주요 대면서비스업인 숙박 및 음식점업(-5.3%→11.2%),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6.4%→15.5%)에서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 영향에 전년 대비 9월 소매판매액(3.7%)도 8월(3.8%)과 비슷한 증가율을 이어갔다. 특히 11월부터 새로운 방역 조치인 ‘위드 코로나’를 본격 시행하면 서비스업 분야 회복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KDI는 최근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수출에 대해서도 “10월 수출은 전월(16.7%)보다 확대된 24%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이는 주로 가격 상승에 기인했다”며 “물량 기준의 증가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과 관련해선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이 완화되는 등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서비스업이 개선됐지만 제조업은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건설업도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했다. 다만 전년 대비 3.2% 상승한 지난달 물가에 대해서는 “휴대전화료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같게 나타나 물가 상승세에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KDI는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이 실시되는 등 방역 조치가 대폭 조정됐다”며 “제조업의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으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는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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