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승리로 끝나자 20·30 세대 당원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6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는 경선 결과를 언급하며 '탈당신고서'와 이를 팩스로 당에 전달했다는 '탈당 인증'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홍 의원의 지지자라고 소개한 한 당원은 당원 게시판에서 "정권교체가 절실해 홍 후보를 위해 당에 가입했다"라며 "왜 20·30세대가 등을 돌려 탈당하는지 생각해보라"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치·시사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탈당 인증을 하며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 보고 홍준표가 했던 말이 막말이 아닌 맞말(맞는 말)이고, 당원 투표가 중요하다는 영상 보고 28일 당원 가입했다"라며 "이준석 당대표 보고 보수가 개혁하고 20·30도 한목소리 낼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이젠 아닌 거 같다"라고 탈당의 이유를 밝혔다.
이 커뮤니티의 또 다른 사용자는 "탈당 원서를 휴대전화에서 바로 작성하기 어렵다면, 출력한 뒤 수기로 작성한 다음 스캐너 앱으로 촬영해 보내면 된다"라며 '탈당 꿀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당원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중년·장년·노년층이 당원투표에서 윤 후보에 지지를 몰아주면서, 20·30세대가 지지하는 홍 의원이 밀렸다는 게 국민의힘 20·30 당원들의 생각이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지난 8월31일 국민의힘 당원 숫자는 37만9894명이었으나, 지난달 16일 기준 57만2880명으로 늘었다.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 이 기간 19만2986명이 추가로 가입한 결과다.
이 중 20대는 2만2949명에서 4만7608명으로 늘었다. 30대는 3만4304명에서 5만7796명으로 증가했다. 20·30 세대만 4만8000여명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50대(10만9941명→15만8147명), 60대(10만7510명→15만4843명), 70대 이상(4만5360명→6만2518명) 등 50대 이상 세대는 총 11만2697명 증가했다. 당원 증가율은 20~40대가 높았지만, 증가 숫자는 50대 이상이 더 많았다.〈중앙일보 2021년 11월 3일 자 8면〉
이준석 대표는 이날 마포구 한 카페에서 윤 후보와 점심을 먹은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에서 지지 후보가 각자 달라 낙선한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 중에는 낙담해 탈당 등 행동을 하시는 모습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20·30 세대의 우리당 지지는 어느 특정 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윤 후보가 앞으로 젊은 세대가 어떤 것을 바라는지 이해하고 노력하면 각종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