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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세계여행] 1유로의 행복, 바삭하고 쫄깃한 프랑스 국민빵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크루아상 

크루아상은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의 '국민 빵'으로 불린다. 주로 아침 출근 길에 커피와 함께 먹는다. 최승표 기자

크루아상은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의 '국민 빵'으로 불린다. 주로 아침 출근 길에 커피와 함께 먹는다. 최승표 기자

얼마 전 이사 온 동네에 괜찮은 빵집이 있다. 정확히 오전 8시에 향긋한 버터 향 머금은 크루아상이 나온다. 가격은 2500원. 서울에서 이 정도면 저렴한 축에 든다. 요즘 크루아상 한 조각에 4000원 이상 받는 집이 흔하다. 얼마 전 프랑스 출장 중 크루아상을 사 먹고 놀랐다. 가격이 10년 전과 거의 비슷한 1~1.5유로(약 1300~2000원). 맛은? 바삭바삭 쫄깃쫄깃, 특유의 질감이 살아 있었고 담백했다.

크루아상은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의 '국민 빵'으로 불린다. 바게트가 모든 끼니에 음식과 함께 먹는 일종의 '밥빵'이라면 크루아상은 주로 아침용으로 커피와 함께 먹는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크루아상부터 초콜릿이 들어간 '팽 오 쇼콜라', 커스터드 크림과 건포도가 들어간 '팽 오레쟁'도 많이 먹는다. 모두 버터를 듬뿍 넣고 바삭하게 구워낸 페이스트리 계열 빵이다.

크루아상의 원조는 프랑스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라고 한다. 오스만튀르크를 물리친 걸 기념하며 초승달 모양을 빵을 만들어 먹었다. 최승표 기자

크루아상의 원조는 프랑스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라고 한다. 오스만튀르크를 물리친 걸 기념하며 초승달 모양을 빵을 만들어 먹었다. 최승표 기자

사실 크루아상의 원조는 프랑스가 아니다. 『라루스 미식사전』에 따르면, 1683년 오스만튀르크를 격퇴한 오스트리아에서 투르크군을 상징하는 초승달 모양으로 빵을 구운 게 기원이라고 한다. 빈 출신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루이 16세와 결혼하면서 프랑스로 크루아상이 전해졌다고 한다.

요즘 국내에서는 정통 크루아상 말고도 다양한 응용형 크루아상을 먹는다. 중앙포토

요즘 국내에서는 정통 크루아상 말고도 다양한 응용형 크루아상을 먹는다. 중앙포토

최근 한국에서는 다양한 크루아상이 유행하고 있다. 와플 굽는 기계에 크루아상 생지를 넣고 구운 크로플부터 가운데 생크림을 듬뿍 넣고 딸기 같은 과일을 얹은 크루아상까지. 주로 카페에서 디저트로 파는데 5000원 넘는 것이 흔하고, 단맛이 크루아상 특유의 질감과 버터 향을 압도한다. 매일 1유로짜리 빵을 사 먹는 프랑스인이 본다면 눈이 뒤집힐 것 같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바게트값이 20유로센트(약 270원) 오른다는 뉴스가 크게 보도됐다. 밀값 상승 때문이다. 현재 바게트 평균가는 89유로센트(약 1200원)다. 몇 해 전에는 중국인이 크루아상 맛에 눈을 뜨면서 버터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정통 크루아상은 프랑스산 밀가루와 버터로 만들어야 제맛이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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