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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은 尹, 미소지은 洪…야당 전당대회, 여당과 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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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승자는 윤석열 후보였다. 하지만 윤 후보는 웃지 않았고, 2위에 머문 홍준표 의원은 미소 지었다. 승자는 경쟁 상대에 예우를 갖췄고, 경쟁자는 깨끗이 ‘승복’을 선언했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당시 2위 이낙연 전 의원이 곧바로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5일 오후 3시 무렵,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대선 후보 확정을 공식 선언하자 윤 후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 우측에 앉았던 홍 의원을 끌어안았다. 이어 좌측에 앉은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도 연이어 악수ㆍ포옹하며 위로를 건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단상으로 자리를 옮긴 윤 후보는 미리 준비한 수락 연설문을 통해 “기쁨보다 엄중한 책임감과 정권교체의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린 원팀이다.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며 “정권 교체의 사명은 저 혼자 이룰 수 없다. 우리가 모두 단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세 후보의 이름을 각각 거명하며 “세 분의 꿈과 비전, 제가 받들겠다”고 했다.

최종 후보로 선택되지 못한 세 후보의 얼굴엔 진한 아쉬움도 묻어났다. 하지만 경선 소감을 밝히러 나와선 한목소리로 ‘승복’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준 역할이 제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은 특유의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오늘부터 국민의힘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고 했고, 원 전 지사는 “함께 뛰었던 이 경선을 제 평생의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지명된 윤석열 전 총장(가운데)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지명된 윤석열 전 총장(가운데)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당대회 분위기는 윤 후보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국민의힘의 '기호 2번'대선 점퍼를 입으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입혀준 빨간 바람막이 점퍼를 입은 뒤 윤 후보는 현장을 찾은 지지자를 대상으로 두손을 번쩍 들며 화답했다. 큰 함성과 박수 소리가 뒤덮은 전당대회장엔 종이 꽃가루가 휘날렸다.

전당대회장 밖 지지자들의 응원전도 뜨거웠다. 전당대회 시작을 5시간 앞둔 오전 9시에 이미 윤 후보 지지자들은 행사장 주요 길목에 집결한 상태였다. 이들은 “윤석열은 진짜 검사입니다”란 가사를 붙인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홍 의원 지지자들도 속속 도착했다. 낮 12시쯤엔 한 유튜버가 트럭을 몰고 와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을 외치기도 했다.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 측 지지자들도 합세해 각 후보 진영은 치열한 응원전을 펼쳤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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