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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후보된 날…이재명, "대통령 친구" 대구 청년 만난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북문 인근에 도착해 학생들의 요청에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북문 인근에 도착해 학생들의 요청에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대구를 찾아 2030 청년 끌어안기에 나섰다. 2030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만큼, 이 후보 측은 향후 청년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방문 첫 일정으로 낮 12시쯤 경북대 인근에서 백명수(25)씨와 점심식사를 했다. 백씨는 7월 30일 이 후보가 대구 전태일 열사 생가를 방문했을 때 ‘나도 대통령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 후보를 기다렸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도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고 이 후보를 맞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근에 도착해 질병으로 퇴사 후 고충을 겪고 있는 청년 백명수씨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근에 도착해 질병으로 퇴사 후 고충을 겪고 있는 청년 백명수씨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백씨를 만난 직후 “(처음) 피켓을 보고 사실은 매우 찌릿하다고 그럴까. 그런 느낌을 가졌다”며 “제가 친구는 해줄 수 있는데 '대통령 친구'가 될지는 알 수가 없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씨는 “꼭 대통령 친구가 돼주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백씨와 오찬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청년의 친구로서 할 일을 하겠다. 빽 없는 모든 청년들의 친구가 되겠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음식점 앞에 몰린 2030 청년들과도 셀카를 찍으며 적극 스킨십에 나섰다. 한 발 떨어져 자신을 촬영하던 한 학생에겐 “나를 찍으면 뭐하겠느냐. 같이 찍자”고 먼저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학 진흥관에서 열린 제20회 대선 후보 초청 강연회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하며 학생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학 진흥관에서 열린 제20회 대선 후보 초청 강연회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하며 학생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오후 2시부터는 경북대 캠퍼스를 찾아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를 주제로 학생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이 후보는 “경쟁이 경쟁이 아니라 전쟁이 되고, 친구가 적이 돼버리는 게 정말 안타깝다”며 “기회의 총량이 적다보니 마치 오징어게임처럼 이런 저런 형태로 편을 짜서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사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청년층에서 공정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것도 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후보는 “기회 총량을 늘리고 공정성을 회복해 다시 성장의 길로 가는 게 해결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대선 후보로서 정책적 입장을 묻는 질문이 주로 나왔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효과를 못보고 있다. 정책을 바꿀 건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이 후보는 “민주당이란 뿌리에서 나온 정권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다를 순 없다”고 답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북한이) 삶은 소대가리라고 가끔 흉은 봐도 총질은 안 하지 않나. 극단적으로 안 가는 게 성과”라며 “북한은 버리려고 해도 버려지지 않고 꼭 코로나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참을 땐 참고, 소대가리라 그러면 뒤로 ‘야 닭대가리야’도 하고. 대안이 있나 생각해봐야 한다”며 웃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학 진흥관에서 열린 제20회 대선 후보 초청 강연회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학 진흥관에서 열린 제20회 대선 후보 초청 강연회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뉴스1

‘보수의 심장 대구에 오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나. 후보 선출 직후 박정희를 언급하며 에너지고속도로 얘기를 했는데 보수표를 의식해서 한 말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 후보는 “대구·경북은 원래 개혁의 심장이었다”며 “일방적 지지를 한 결과 ‘행복했나. 대구가 발전했나’라고 묻고싶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박정희 경부고속도로처럼 에너지고속도로를 깔겠다’고 한 표현에 대해서도 “이런 지적이 나올까봐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좌우, 진보·보수 따지는 게 매우 퇴행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전 실용주의자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출로 청년층이 무주공산이 됐다고 보고 주말에도 청년층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전화면접 조사(응답률 14%.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 후보의 18세~29세 선호도는 3%에 그쳤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24%)은 물론, 이 후보(20%)에게도 크게 못미쳤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홍 후보를 지지했던 청년층 선점이 이번 주말 기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오후 4시30분 부터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몰려든 시민들과 사진을 찍었다. 상인에서 견과류를 구매한 뒤 “많이 파시라”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진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선 “모두가 잘 사는 세상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중에 하나 만든게 지역화폐”라며 “정부가 많이 삭감한 지역화폐 예산을 많이 올려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소상공인이 함께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출신ㆍ지역ㆍ진영ㆍ이념ㆍ사상 이런 거 따지지 말아야 한다. 이거 따지는 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한다”며 “박정희의 고속도로가 산업화의 뿌리가 됐고 성과를 낸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가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좌우를 따지지 않고 정말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해나가야 되지 않겠냐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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