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형 일자리, 관제사업 틀 못 벗어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05 14:00

지난 9월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에서 '광주형 일자리' 첫 번째 완성차인 캐스퍼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에서 '광주형 일자리' 첫 번째 완성차인 캐스퍼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는 지역형 일자리 사업이 관제형 사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보다 행정 우위의 정책으로 앞으로 계속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지역 노동시장 활성화 주요 쟁점과 과제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연 정책토론회에서 이런 반성이 나왔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단위의 일자리 정책 기획·운영과 성과 관리 체계가 행정 종속형"이라고 꼬집었다. 시장보다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관제사업의 틀을 못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역 만의 정책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도 이런 장점을 못 살리고 사업은 경직적으로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중앙 정부·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 간 역할 배분도 제대로 안 돼 연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러다 보니 "행정 단위를 벗어난 산업 차원, 경제권 차원, 노동시장권 차원의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경쟁력을 가지지 못 하고 그 지역만의 자화자찬형 일자리 사업으로 그친다는 얘기다. 시장에서 제대로 홀로서지 못하면 결국 지속해서 경영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 일자리 사업을 위해 설립한 기업의 존망이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

이 연구위원은 "예산과 사업기획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사업의 평가 인프라를 구축해 성과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며 특히 각 정부 간 거버넌스와 전달체계의 유연화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일 한국기술교육대 경영학 교수는 "지자체가 필요에 따라 대폭적인 교육훈련이 가능한가"라고 인력 수급 문제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역 산단에 있는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인력난이라는 점을 제기하면서다. 김 교수는 "인력 공급사업을 지자체가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웨덴 말뫼나 영국 셰필드, 독일 베를린, 미국 새크라멘토처럼 지역 내 사회적 대화와 정책협의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지역형 일자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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