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못할 성적 타락"…영안실 시신 100구 능욕한 英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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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원룸 살인사건'의 범인 데이비드 풀러. [텔레그래프 보도 캡처]

영국 병원 직원이 34년 전 살인사건 2건을 자백한데 이어, 일하던 병원의 영안실을 드나들며 시신 100여구를 능욕했던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영국의 한 병원에서 전기기술자로 일하던 데이비드 풀러(67)는 이날 영국 켄트주 메이드스톤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1987년 발생한 웬디 넬(당시 25세)과 캐럴라인 피어스(당시 20세) 살인 사건을 자백했다. 또 살인 직후 시신을 욕보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12월 체포돼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이날 재판에서 마침내 혐의를 인정했다. 넬과 피어스는 5개월 간격으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범인을 찾지 못해 영국의 대표적 미제사건으로 꼽혀왔다. '원룸(Bedsit) 살인사건'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풀러가 덜미를 잡힌 건 사건 당시 채취됐던 증거물에서 DNA가 새롭게 확인되면서다. 최근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하며 당시 채취했던 샘플이 분석 가능해진 영향이었다.

이밖에도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본인이 일하던 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을 능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살인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 전 이미 '시신 능욕' 51건에 대한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풀러가 100구 넘는 시신에 범행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풀러. AFP=연합뉴스

그의 '시신 능욕'은 지난해 12월 풀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컵 선반 뒤에 숨겨져있던 5TB 용량의 하드디스크에는 풀러가 시신을 능욕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조사결과 전기기술자로 영안실 출입권한을 갖고있던 그는 다른 사람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찾아가 폐쇄회로(CC)TV를 가린 채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신의 신원확인을 위해 고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찾아보기까지 했다.

던컨 앳킨슨 검사는 "풀러의 하드드라이브를 확인했을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성적 타락의 자료가 쏟아져나왔다"며 "이런 이미지는, 풀러가 정신 질환 때문이 아니라 성적 희열 때문에 범행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