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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무에 지쳐”…부산 구청 공무원 극단 선택 시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의 한 구청 직원들이 유흥업소 입구에 집합금지 행정명령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의 한 구청 직원들이 유흥업소 입구에 집합금지 행정명령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방역수칙 위반 업소 단속을 해온 부산 A구청 공무원 B씨(30)가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5일 A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0월 12일 방역수칙 위반으로 단속된 업소 관계자에게 거친 항의를 받은 날 퇴근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스트레스 호소

A구청 한 동료는 “B씨가 다른 직원과 함께 단속을 나가서 행정처분을 했는데, 업소 관계자가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며 “그날 B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씨는 팔과 골반 등 골절을 입고 수술을 받은 뒤 현재 치료 중이다. 의식은 있지만, 거동이 불편해 병실에 누워있는 상태라고 한다.

보건직 공무원으로 입사한 B씨는 지난해 말까지 보건소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초 A구청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오자마자 방역수칙 위반 업소 단속을 밤낮으로 나가야 했다고 한다.

A구청 관계자는 “식당 위생 점검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여부도 단속해야 하다 보니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B씨뿐 아니라 해당 부서의 공무원들은 모두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 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는 지난 5월 동구보건소에서 근무하던 간호직 공무원 이한나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이한나 간호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A구청 관계자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해서 진료까지 받아가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그런 직원들도 있다”며 “인력 충원이 절실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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