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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도 놀랐다 “제때 맞은 백신 자궁경부암 위험 87% 낮춰"

중앙일보

입력

인간 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청소년기에 제때 접종받을 경우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최대 87%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실제 인구 자료'(RWD·의료 현장의 환자 사용 정보) 연구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궁경부암 예방 HPV 백신 가다실. [EPA=연합뉴스]

자궁경부암 예방 HPV 백신 가다실. [EPA=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암 연구소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지난 2008년 당시 만 12~13세였던 청소년에 HPV 백신을 접종하고,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를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궁경부암의 99%는 HPV에 의해 발생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87%가 감소했고, 자궁경부 전암(cervical precancer·치료하지 않은 채 그냥 두면 암이 될 수 있는 병) 발병률은 약 97%까지 줄어들었다.

다만 백신을 맞는 시기에 따라 암 예방률에 편차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4~16세 사이에 백신을 맞은 집단의 예방률은 62%, 17세 이후 접종 받을 경우엔 34%에 그쳤다. 이에 보고서는 “청소년의 성 활동이 활발해지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피터 사시에니 런던 킹스대 교수는 “HPV 백신 접종이 바이러스 예방에 매우 효과적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백신의 실제 영향력을 검증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다면 자궁경부암은 희귀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바네사 살리바 영국 보건안전청 전염병 박사도 “이번 연구 결과에 놀랐다”며 “(백신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극적으로 줄여 생명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 모형. 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인간 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87%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자궁경부암 모형. 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인간 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87%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그간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을 청소년기에 접종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권고해 왔다. 국제인유두종바이러스협회(IPVS)는 만 11~12세 남녀 청소년 모두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없었다면 자궁경부암이 최대 3만6000명에 달하는 영국인 여성에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네 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국내에서도 매년 약 3500명의 환자가 발생해 900여 명이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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