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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135억 더 팔았다…카카오, 네이버 첫 추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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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카카오가 분기 매출액에서 처음으로 네이버를 추월했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매출액으로 1조7408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코스피 시장에 공시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매출액(1조7273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치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에선 네이버(3498억원)가 카카오(964억원)를 크게 앞섰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4.42%, 네이버 주가는 2.24% 올랐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12.44% 하락한 16만9000원에 마감했다. 그래도 공모가(9만원)와 비교하면 88%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 네이버 매출 및 영업이익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카카오, 네이버 매출 및 영업이익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카카오가 네이버와의 매출액 격차를 따라잡은 건 게임·웹툰 등 콘텐트 사업 덕분이다. 다만 네이버의 라인이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에서 빠진 점은 고려해야 한다. 네이버는 일본 야후와 합작회사(Z홀딩스)를 설립하면서 라인을 합작회사 밑에 뒀다.

카카오는 지난 6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네이버를 추월하며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얼마 뒤 네이버는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되찾았다. 골목상권 침해와 플랫폼 독과점 논란 등으로 두 회사의 주가는 나란히 하락세를 타기도 했다.

카카오는 50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톡 사용자를 기반으로 모빌리티(이동수단)와 금융·핀테크(금융+기술)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기관의 주목을 받으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어려워졌다. 다른 업체와 경쟁도 점점 치열해진다. 모빌리티에선 토스가 인수한 타다, 우버와 SK텔레콤이 합작한 우타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온라인 금융에선 지난달 출범한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카카오 매출 구성(2021년 3분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카카오 매출 구성(2021년 3분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카카오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지난 8월 초 카카오모빌리티가 스마트 호출 수수료를 인상하려고 시도한 것을 계기로 플랫폼 독과점 논란에 불이 붙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장에 세 차례 출석해 반성을 다짐해야 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5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내부적으로 카카오 자회사의 성장에 취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익명을 원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플랫폼 (독과점) 이슈가 정치적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가 확실한 상생안과 리더십 개편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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