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시체 끌듯 아이를…" 故황예진씨 엄마 울린 CCTV 속 그날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11.04 19:52

업데이트 2021.11.04 20:17

“그 남자는 우리 아이를 살릴 생각이 없었고 짐승 시체 끌듯 끌고 다녔습니다.”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 황예진(25)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 이모씨(31)에 대한 1차 공판이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황씨의 어머니는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울분을 터뜨렸다. 피해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언급하면서다. 그는 “가해자가 한번도 사과를 하러 찾아온 적이 없었다. 앞으로 사과받을 생각이 일체 없다”고 말했다.

“중환자실에도 안 찾아오더니100번이라도 사과? 받을 생각 없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1차 공판이 시작된 뒤, 이씨가 입정하자 방청석에서는 ‘살인자 XX’ 등의 욕설과 고함이 터져나왔다. 이씨는 주소 등을 물어 본인임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과정에서 울먹이며 답변을 했다.

피해자 황씨를 성인이 되기까지 키웠다는 황씨 외할머니는 재판이 시작되자 이씨를 향해 “똑바로 말하라”고 소리를 질러 재판장에게 주의를 받았다. 공판이 끝나고 이씨가 자리를 뜬 뒤에도 방청석에서는 “사형시켜야 한다”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씨 측 “검찰 증거 인정···100번이라도 사과하겠다”

7월 25일 故황예진씨가 살던 오피스텔 CCTV에 담긴 황씨와 이모씨의 모습. 이모씨가 황씨를 수차례 벽에 밀치고 쓰러진 황씨를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로,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로비로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유족 측 제공

7월 25일 故황예진씨가 살던 오피스텔 CCTV에 담긴 황씨와 이모씨의 모습. 이모씨가 황씨를 수차례 벽에 밀치고 쓰러진 황씨를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로,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로비로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유족 측 제공

이씨는 말다툼 끝에 여자친구의 머리 등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수사 단계에서는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에서는 검찰이 제출한 사망 원인에 대한 감정서 등 증거들을 모두 인정했다. 합의와 사과에 대한 의사도 내비쳤다.

황씨 어머니는 “사과를 하려면 황씨가 중환자실에 3주 있을 때 병원에 와서 사과를 했어야 한다. 병원도 장례식도 한 번 온 적이 없으면서 지금 사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형량을 줄이기 위한 것임을 알기에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씨 측은 그동안 사과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100번이라도 유족 측에 사과하겠으나 개인정보 등 유족 측에 개인적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워서 시도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공판이 끝난 뒤 유족과 황씨의 지인 10여 명은 “피고인 가족과 변호인을 만나고 가겠다”, “사람 죽여놓고 사과는 무슨 사과냐”며 오열했다.

상해치사죄 적용…데이트폭력 처벌 강화 호소한 유족

지난달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숨진 황예진(25)씨(왼쪽)와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 [SBS 방송 캡처]

지난달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숨진 황예진(25)씨(왼쪽)와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 [SBS 방송 캡처]

유족 측은 이씨에게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가 적용된 것과 관련, 2차 공판 때까지 황씨의 카카오톡 기록 등 추가 데이트폭력 피해와 황씨의 심리 상태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씨 어머니는 “이번 사건이 예진이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 등 앞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언론에 공개했다고 한다. 그는 “제가 겪었던 슬픔을 다른 엄마 아빠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11월 18일 오후 2시 40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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