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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최종투표율 63.89%…내일 제1야당 대선후보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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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에서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할 제1야당 후보는 누구일까. 8월말 경선 예비후보 등록으로 시작된 여정이 4일 오후 5시로 마무리됐고, 남은 건 5일의 결과 발표뿐이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 4인은 마지막까지 현장을 누비며 저마다 “'진인사(盡人事·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함)'했고, 대천명(待天命·하늘의 명을 기다린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계된 당원 투표율은 63.89%(36만 3569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반인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도 일찌감치 마감됐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결과를 공개하고 대선 후보를 지명한다.

이날 마지막 유세 등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각각 승리를 자신하며 본선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집중 견제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임대아파트는 손해라 안 지으려 한다’는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입만 열면 '서민 서민' 하던 친서민 가면이 다시 한번 찢어졌다”고 공격했다. 또 “김만배·남욱 대장동 게이트의 두 공범이 구속됐다. 이제 검찰수사는 당연히 이 전 지사에게 향해야 한다”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윤 전 총장의 '발'은 이 후보가 도지사를 지낸 정치적 기반, 경기도로 향했다. 의정부 전통시장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수위 때부터 영세상인의 피해 규모를 지수화하겠다”고 약속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지지자들은 “대통령 윤석열”이란 환호로 답했다. 포천과 연천 일대를 도는 것으로 일정을 마친 그는 기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아쉬운 것도 있지만 많은 걸 배웠고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홍준표 예비후보가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홍준표 예비후보가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홍 의원도 경기도로 달려갔다. 수원 소재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회를 찾은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빗대며 “경기도에 온 것은 여기가 ‘경기도 차베스’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라며 “경기도의 차베스를 잡으려면 경기도가 주축이 돼야 한다. 1400만 도민이 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경선 마지막 유세 장소인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로 이동해 자신을 지지해 준 2030 세대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홍 의원은 모여든 청년들에게 “여러분이 살아갈, 이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양 캠프는 안갯속 판세에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조직력이 강점인 윤 전 총장 측은 “선거도 첫사랑과 비슷하다. 한번 마음을 주면 잘 안 바꾼다”(권성동 의원)며 “10%포인트 이상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론조사 상승세에 기대 ‘새로운 바람’을 주장하는 홍 의원 측은 “2%포인트 안팎으로 이길 줄 알았는데 당원 투표율을 보니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종 5%포인트로 이길 것 같다”(조경태 의원)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제10차 종합토론회가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시작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제10차 종합토론회가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시작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

양강 캠프는 각각 승리를 호언장담하지만, 당 안팎에선 경선 결과를 쉽사리 예측 못 하고 있다.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록적인 투표 열기가 조직의 영향인지 바람 때문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에선 세대별·지역별 득표를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는다. 최근 비중이 커진 2030 당원 사이에선 홍 의원이, 전통적 당의 주류인 50대 이상에선 윤 전 총장이 강점을 보여왔다.

전통적으로 이슈에 따라 표심을 바꾸는 스윙보터(swing voter) 성향이 짙은 수도권 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것도 변수다. 당 선관위가 공개한 ‘광역자치단체별 투표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당원이 크게 늘어난 서울(투표율 71.91%)의 투표율이 세종시(74.47%) 다음으로 높았으며, 경기(66.22%)·인천(62.58%) 등 다른 수도권 지역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66.71%)·경북(61.44%)도 60%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충청과 강원, 호남은 50%대에 그쳤다. 윤 전 총장 측은 “지지 당협이 집중된 서울ㆍ수도권과 영남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 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고, 홍 의원 측은 “수도권 당원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다는 건, 다시 말해 젊은 층이 많이 참여했다는 시그널이고 홍 의원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도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여론조사의 경우 전화 면접 방식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ARS(자동응답) 방식 여론조사는 윤 전 총장에게,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는 홍 의원에게 비교적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내일 오후 2시 20분 당 선관위원장인 정홍원 전 국무총리에게 개표 결과를 전달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른다. 오늘 취합 후 밀봉한 상태로 보관했다가 내일 전당대회 현장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엠브레인ㆍ케이스탯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두 사람은 각각 27%로 같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10%,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0월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0월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은 국회 앞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하며 마지막 유세를 마쳤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 국민과 당원께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고 선택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원 전 지사도 ‘특검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천을 몸의 앞뒤에 걸친 채 이곳을 찾았다. 전날 '대장동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43㎞를 걸었던 차림새 그대로였다. 그는 “상설특검을 한다면 한 달도 걸리지 않고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며 끝까지 '대장동 1타 강사'임을 앞세웠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선거 이후가 중요하다. 화학적 결합은 커녕 결속력이 저하되는 민주당을 반면교사 삼아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단합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고, 흩어지면 각개격파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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