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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확진자 늘자 당국 '백신 접종' 권고…美 5~11세 접종 승인

중앙일보

입력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온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합포고등학교에서 3학년생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온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합포고등학교에서 3학년생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 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당초 소아·청소년 접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정부는 확진자가 늘어나자 “10대 역시 백신 접종을 받는 게 더 유리하다”며 접종을 권고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11세 소아청소년에게도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한 만큼 국내에서도 12세 미만까지 접종 대상자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2482명 중 10대 이하 청소년 비중은 22.4%다. 9월 말 16.5%였던 것과 비교해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10~19세가 321명, 0~9세가 235명이다.

유치원·학교 내 집단감염 이어져

2일 오전 광주 북구 한 중학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2일 오전 광주 북구 한 중학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최근 유치원과 학교 내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부평구 유치원에서는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총 12명이 확진됐다. 원생 6명과 교사 2명, 가족 4명이다. 경기 남양주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학생 9명을 포함해 총 1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충남 천안시 지역아동센터에서도 누적 14명이, 대구 북구 초등학교에서도 총 11명이 확진됐다.

소아·청소년 사이에 확산세가 커지고 있지만, 10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적어 접종 속도는 더딘 상태다. 12~15세(06~09년생) 대상자 186만2000명 중 사전예약을 마친 이들은 53만7517명으로 약 28.9%다. 이 중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은 3만4673명(1.9%)에 불과하다. 그나마 16~17세(04~05년생)의 접종률은 나은 상황이다. 지난달 29일까지 실시한 사전예약에선 전체 대상자 87만5000명 중 57만2000명(65.4%)이 참여했다. 실제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이날 기준 43만6444명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다.

정부 “10대 소아청소년도 접종 이득 크다”

코로나19 백신 연령별 접종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 연령별 접종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방역당국은 이에 10대 소아청소년도 백신 접종 이득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나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3일) “10대에 대해서는 현재 접종을 강제하지 않고 있으나, 의학적으로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감염 위험성보다 더 높다고 판정하고 있고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격리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접종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도 “건강한 청소년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 감염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격리를 하다 보면 교육 등 사회적 측면의 손실이 있다”라며 “특히 청소년 기저질환자의 경우는 사망 위험이 높아 접종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근염ㆍ심낭염 발생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인과성이 인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에서도 사망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빠른 조치를 하면 완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4일 16~19세 중 백신 접종 후 심근염ㆍ심낭염 증상을 앓았던 이들 모두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기도 했다. 4일 추진단은 7월 19일~10월 28일까지 16~19세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 건수는 총 210만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백신 접종 후 심근염ㆍ심낭염 의심 신고가 들어온 건 54건이다. 의심 사례 54건 중 44건에 대해 전문가 자문단이 진단의 정확성을 검토한 결과 부합하는 사례는 모두 21건으로 모두 합병증 없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美 5~11세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승인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에딘버그의 에딘버그 컨퍼런스 센터에서 한 8세 어린이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 [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에딘버그의 에딘버그 컨퍼런스 센터에서 한 8세 어린이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 [AP=뉴시스]

일각에선 미국처럼 5~11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CDC는 지난 2일(현지시간) 5~11세에 대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소아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원 입원율이 급격히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령층은 성인 투약분의 3분 1인 10㎍(마이크로그램)의 화이자 백신을 3주의 간격을 두고 2차례에 걸쳐 맞게 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는 아마 소아청소년 중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ㆍ사망자가 나올 때까지 접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가서 접종하게 되면 늦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2세 미만 중에서도 소아암 환자나 당뇨, 면역취약자 등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과 국내 유행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방역을 강화하면서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아암 환자 등 기저질환자나 면역 취약계층에 대해선 권고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5~11세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필요성과 관련해 식약처 허가를 포함해 다른 나라의 접종 시행 상황, 국내외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충분히 검토한 후에 접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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