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모·한변 "이재명, 초과이익환수 조항 뺀 채 결재…성남시 손해"

중앙일보

입력 2021.11.04 16:31

업데이트 2021.11.04 18:30

성남시 대장동 개발 당시 ‘고정이익 환수’ 지침을 내렸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에게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을까. 교수와 변호사 등이 모인 법조계 단체가 ‘대장동 개발의 문제점과 책임 소재’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대장동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이 후보자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앞두고 증시 활황을 의미하는 황소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4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앞두고 증시 활황을 의미하는 황소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4 국회사진기자단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4일 오후 2시 “이 후보자는 자신의 설계를 수정하지 않고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누락한 채로 사업을 결재해 화천대유 등으로 하여금 수천억원 이상의 초과이익을 갖게 하고 그만큼 성남도시배발공사 및 성남시에게 손해를 가했다”며 “배임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①“아파트 미분양 위험 없었다”

배임 혐의의 핵심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 주주협약서 수정안에서 당초 공사 실무진이 마련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면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 측에 수천억원의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해 그만큼 성남시가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주주협약에 따라 성남의뜰의 최대주주(50% 1주)이자 배당 1순위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확정이익 1830억원만 배당받고 나머지 초과이익(4040억원)은 7% 주주인 화천대유·천화동인 1~7호 소유주인 개인 7명이 가져갔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前 대법원 형사실무연구회 간사)는 “대장동 택지나 아파트 미분양의 위험을 부담했기 때문에 보통주주인 민간업자들이 우선 주주보다 이익분배를 더 받게 설계할 수 있다는 이 후보자의 주장은 틀렸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성남시를 비롯한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 경기가 좋았고 서울에서 대장동보다 가까운 곳에 택지를 개발할 땅이 부족했던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미분양 위험이 없었다는 게 근거다.

②李 ‘배임의 고의’ 있다

배임죄는 경영진 등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단순히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해서 성립하는 범죄는 아니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때 배임의 고의는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염려가 있다는 인식과 제3자가 재산상 이득을 얻는다는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이 교수는 이를 두고 “이 후보자는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분양가가 3.3㎡(1평)당 1400만원을 넘어가더라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고정이익만 분배받으라고 했으니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지분율이 50%를 넘는 성남도공보다 이익을 더 많이 차지하게 될 경우 이를 인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장동 아파트값이 3.3㎡당 1400만원보다 오를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확신과 그 확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정이 없었던 이상 이 후보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1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지난 1일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을 추가 기소하며 ‘정책적 판단’을 이유로 이 후보자를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의견이 나왔다. 토론에 참여한 석동현 전 검사장은 “지자체장의 판단이 배임이 안 되는 경우는 지자체에 손해가 나더라도 정책적으로 감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며 “이 후보의 하급자 유 전 본부장을 배임죄로 공소 제기하면서 정책 결정을 한 이 후보에게 배임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건 모순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③직권남용죄에는 ‘우려’ 목소리

2015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황무성 초대 성남도공 사장 사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후보자는 직권남용 혐의로도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 후보를 직권남용죄로 기소되는 것에는 반대한다”며 “직권남용죄는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인 죄로서 정치적 보복을 위한 죄로 남용되어온 만큼 독일과 같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범한 경우에 한해 처벌하도록 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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