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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010' 번호바꿔 보이스피싱…중계기 숨긴 뜻밖의 장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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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은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밀반입해 보이스 피싱에 이용한 일당 18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중계기 62대.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은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밀반입해 보이스 피싱에 이용한 일당 18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중계기 62대. 사진 부산경찰청

인터넷 전화 발신번호(070)를 마치 국내 휴대전화(010)로 건 것처럼 번호를 바꾸는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보이스 피싱에 이용해 5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인천항과 평택항을 통해 밀반입한 후, 모텔·원룸·차량 등지에 몰래 설치해 중계소를 운영한 20대 남성 등 18명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가운데 8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밀반입된 중계기를 모텔 TV 선반 뒤·침대 아래에 설치하는 무인형 중계소나 차량에 중계기를 설치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차량형 중계소 등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밀반입한 일당은 차량에 중계기를 설치해 이동하며 보이스 피싱 범죄를 저질렀다. 사진 부산경찰청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밀반입한 일당은 차량에 중계기를 설치해 이동하며 보이스 피싱 범죄를 저질렀다.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보이스 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 276개와 아이피 96개를 분석해 중계기가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결과 중계소 46개소를 발견했으며, 중계기 62대를 압수했다. 특히 이동이 잦은 차량형 중계소를 운영하는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중계소 주변 CCTV 100여대를 분석해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중계기를 모텔 TV 선반 아래, 보일러실, 옥상에 비치된 항아리, 차량 트렁크 등 예상치 못한 장소에 설치하는 등 수법이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며 “중계기 등 의심 물건이 발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돈을 요구하는 수상한 전화는 보이스 피싱 범죄로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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