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수도권매립지 확보 현실적 대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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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2015년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쓰레기의 발생지 처리 원칙에 합의했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시와 경기도의 쓰레기를 수도권매립지에서 받아 처리해 온 인천시민의 피해를 고려해 서울과 경기도가 각자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환경 행정은 대표적인 광역 행정이다. 대기오염, 수질오염, 쓰레기 문제가 다 그렇다. 인천시민은 서울시와 경기도의 쓰레기 매립으로 고통받는다. 서울시민은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온 차들의 배출가스로 고통받는다. 경기도민은 서울시와 인천시의 수돗물 공급을 위한 팔당호 상수원 규제로 고통받는다. 수도권은 하나의 환경 공동체다.

서울시민의 피해를 이유로 경기도와 인천시의 차량 통행을 막을 수 없고, 경기도민의 피해를 이유로 인천시와 서울시의 수돗물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 인천시민의 피해를 이유로 서울시와 경기도의 쓰레기 처리를 중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2600만 수도권 주민이 공기, 물, 쓰레기를 공유하고, 비용을 분담하는 오염자 부담 원칙이 중요하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량만큼 처리 비용을 부담하듯이,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발생자가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환경 행정의 기본이다. 이 원칙을 좁게 해석하면, 인천시 쓰레기를 경기도를 거쳐 영흥도에서 처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원칙에 충실하려면 인천시의 쓰레기는 가까운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16개 생활 쓰레기 매립지 중 62개가 2025년, 53개는 2030년이면 사용이 종료될 예정이다. 기존 매립지를 확장하지 못하면 새 매립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신규 매립지를 둘러싼 갈등 해결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신규 매립지를 공모하면서 특별지원금 2500억원 외에 주민지원금을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수도권매립지의 2020년도 주민지원금이 185억원이었으니까 370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곳도 신청한 곳이 없고, 앞으로도 신청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비용을 수도권매립지 주민들에게 지원하고 매립장 잔여 부지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경기도가 행정구역인 제4매립장을 먼저 사용하는 대안은 어떨까. 수도권 환경 공동체의 공존·공영을 위해 서울시는 공기, 경기도는 물, 인천시는 쓰레기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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