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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두산 포비아’ 이번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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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수아레즈

수아레즈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 공포증을 떨쳐낼 수 있을까.

LG는 4일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를 벌인다. 두 팀은 2년 연속 준PO에서 대결한다. 지난해엔 LG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거쳐 준PO에 올랐고, 이번에는 4위 두산이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정규시즌 3위 LG가 기다리는 준PO에 진출했다.

LG와 두산은 ‘잠실 라이벌’이지만, 최근 몇 년간 균형추가 무너졌다. LG는 올 시즌 6승 3무 7패를 포함해 최근 6년 상대전적(32승 5무 59패)에서 열세였다. 2018년에는 1승 15패로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고비마다 번번이 두산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달 24일 두산과 더블헤더 1~2차전에서 9회 실점하며 1무 1패에 그쳐, 정규시즌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가을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대 포스트시즌(PS) 맞대결에서 LG가 두 차례 시리즈를 이겼고, 세 번을 졌다. 1993년과 1998년 준PO에서 LG는 두산을 이겼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세 차례 PS 맞대결에서는 모두 패퇴했다. 지난해 준PO에서도 두산에 2패를 당해 PO 진출에 실패했다.

최원준

최원준

최근 LG는 라이벌전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LG가 자신감을 갖고 있다. 단판으로 끝날 수 있었던 WC가 2차전까지 간 것부터 LG가 원하던 시나리오였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 투수 대결에서도 LG가 유리하다. LG는 앤드류 수아레즈와 케이시 켈리가 정상 컨디션으로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두산은 KBO리그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25탈삼진을 기록한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통증으로 준PO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가 최근 공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9승 9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한 워커 로켓은 팔꿈치 수술을 위해 이미 미국으로 돌아간 터다. 두산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동력은 막강한 외국인 선발진이었다. 그러나 LG와의 가을 야구에서는 원투펀치를 쓸 수 없다.

2015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태형 감독은 “지금 우리 팀은 LG를 맞아 무슨 전략을 내세울 상황이 아니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맞서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늘 자신감이 넘치는 김 감독도 최근 양의지·최주환·오재일 등 자유계약선수(FA) 이적과 부상자 속출로 인한 두산의 전력 약화를 부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가을 야구 DNA’를 지닌 두산의 저력을 얕잡아 볼 순 없다. LG의 방패가 단단하지만, 두산의 창은 더 날카롭다. 게다가 지금까지 두 팀의 맞대결에선 전력보다 변수에 의해 승부가 결정됐다. 류지현 LG 감독은 “두산은 투·타 전력이 강하다. 빠른 주자가 많아 주루도 공격적이다. 두산의 플레이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LG는 유격수 오지환이 부상으로,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가 부진으로 이탈한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

준PO 1차전 선발 투수로는 LG 수아레즈와 두산 최원준이 나선다. 수아레즈는 올해 정규시즌 두산전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38, 최원준은 LG전 1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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