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가입했던 뒷골목 흑인소년, 800만 뉴요커 이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04 00:02

업데이트 2021.11.0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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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2일 미국 뉴욕시장에 당선된 에릭 애덤스. [신화=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 뉴욕시장에 당선된 에릭 애덤스. [신화=연합뉴스]

갱단 출신이었지만 손을 씻고 경찰에 투신했다가 인구 800만의 미국 뉴욕을 이끄는 시장으로. 2일(현지시간) 뉴욕시민의 선택을 받은 에릭 애덤스(61) 시장 당선인의 이력은 이렇게 압축된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소속 애덤스 브루클린 구청장이 공화당 후보인 커티스 슬리워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덤스가 1990∼93년 시장을 지낸 데이비드 딘킨스에 이어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선 두 번째로 뉴욕시장에 당선했다고 보도했다. 60년 뉴욕 브루클린의 흑인 집중 거주지인 브라운스빌 출신이다. 그의 부친은 정육점을 운영했고, 어머니는 청소부로 일했다. 어려서부터 지역 갱단에서 활동하고 15세 땐 가정집에서 절도를 하다 경찰에 체포됐을 정도로 어두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체포 당시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게 구타당했고, 며칠 뒤 재판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을 변화시키기 위해 경찰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며, 84년 꿈을 이뤘다. 과거 CBS와의 인터뷰에서 애덤스는 “내가 경찰이 됐을 때 범죄와 함께 경찰들의 학대도 알게 됐고, 어떻게 하면 뉴욕뿐 아니라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로 일하면서 95년 인종차별적 프로파일링에 반대하는 단체를 만들어 이끌기도 했다. 2006년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주 상원의원에 당선해 정계에 입문했다. 2013년부터 뉴욕시 자치구인 브루클린의 구청장을 맡아 왔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에선 강력 범죄와 인종차별을 종식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팬데믹 기간 급증한 강력 범죄를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NYT는 “그의 승리는 더욱 중도 좌파적인 민주당 지도부의 시작을 알렸다”며 “이는 그의 총선 연합에 필수적인 노동계급 및 중산층 유색인종 유권자의 요구를 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백인 여성으로 처음으로 보스턴시장에 뽑힌 대만계 미셸 우. [AP=연합뉴스]

비백인 여성으로 처음으로 보스턴시장에 뽑힌 대만계 미셸 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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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방 선거에선 대만 이민자 2세인 미셸 우(36) 보스턴 시의원이 보스턴 시장에 당선했다. 우의 당선으로 200년 가까이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던 보스턴 시장을 아시아계 여성이 처음으로 맡게 됐다. 보스턴은 1822년 처음 시장을 뽑은 뒤 199년간 백인 남성만 시장을 지냈다. 아시아계 시장은 현재 미국 100대 도시 가운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여섯 명뿐이다. 우 당선인은 85년 시카고의 대만 유학생 가정의 장녀로 태어났으며,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당시 교수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지도를 받은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2013년 보스턴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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