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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똥이 들고와라" 이 말에 與 뒤집어졌다…"또 너냐" 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똥이 인형’의 재등장에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장이 발칵 뒤집혔다. 회의 안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위 전체회의가 열린 상황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던 와중이었다.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국토위 간사)이 보좌진을 향해 “대똥이 좀 들고 오라”고 말한 뒤 회의장은 고성으로 뒤덮였다.

‘대똥이’는 양의 얼굴이 그려진 '페이스 마스크'를 씌운 불도그 인형이다. 송 의원은 대장동 의혹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에 개의 고기. 겉과 속이 다른 경우를 일컫는 말)이라는 지적을 하기 위해 10월 국감 기간 내내 인형을 꺼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증인으로 출석한 10월 20일 경기도 국감에서는 “대장동 부근에서 데려온 얘가 원래 본명이 '대동이'였다. 그런데 이상한 걸 먹고 다녀서 구린내를 풍겨서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회의가 정회되는 등 소동이 일었다.

현장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을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라고 의미를 부여해 별명까지 ‘대똥이’로 지은 인형을 가지고 나왔다. 이 인형은 전날 경기도 국정 감사에도 등장해 논란이 빚어졌다. 임현동 기자

현장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을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라고 의미를 부여해 별명까지 ‘대똥이’로 지은 인형을 가지고 나왔다. 이 인형은 전날 경기도 국정 감사에도 등장해 논란이 빚어졌다. 임현동 기자

송 의원이 2주 만에 다시 인형을 끄집어내자 민주당 의원들은 “또 들고 오냐. 야당 간사가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송 의원이 “왜 대똥이가 이 자리에 왔는지 사연을 좀 한 번 들어보라”며 맞섰지만, 여당 국토위원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회의실 밖으로 나온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 국회가 코미디하는 곳이냐”고 나무랐다. 여당 국토위원들 사이에선 “송석준 좀 어떻게 해라. 부끄럽지도 않냐”는 말도 나왔다.

회의는 시작부터 파행이 예고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회의를 연다’고 국회법(52조)에 따라 개의는 했지만,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아 안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국토부 장·차관 등 관계부처 관료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 개의를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관합동이라는 허울을 쓰고 후려쳐서 토지수용을 했다”(송언석) “국감 때 질의할 시간이 없었다. 대장동 국정조사라도 새롭게 의결하자”(박성민)며 대장동 공세를 퍼부었지만, “오늘 회의 성격이 뭐냐. 뭘 하고자 하는 거냐”(하영제 의원)는 의문 역시 제기됐다.

민주당 국토위 간사를 맡은 조응천 의원이 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도 고성이 터져나왔다. 조 의원은 “여야 합의 없이, 아무 안건 없이 전체회의가 소집된 데 대해 유감이다. 국토위의 흑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업자가 거둔 천문학적 폭리를 환수해야 될 것 아니냐. 법안심사를 좀 하자고 했더니 간사가 ‘법안심사를 많이 하면 야당의원들이 힘들다’고 하더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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