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내 부모 돌보고 돈도 벌고…가족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중앙일보

입력 2021.11.03 15:00

[더,오래] 박재병의 시니어케어 돋보기(7)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흔히 일어나는 일이 가족 간병이다. 집이나 병원에서 자녀가 부모를, 남편이 아내를 직접 돌보게 되는 것이 우리 가족 사회의 현실이다. 아무리 정부 제도나 복지 제도가 촘촘하게 잘 짜여 있다 해도 복지 제도를 신청하고, 등급을 받고, 외주 간병인을 쓰는데도 시간이 걸리니 내 가족을 간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직접 돌봄을 할 수밖에 없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프다면, 그리고 가족 간병을 당면할 일이 있다면 주의 깊게 볼 것을 권한다.

부모를 모시고 있거나, 매일 돌봐야 하는 환경이라면 가족 요양 제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가족 요양보호사로 등록해 부모를 돌보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일반 요양으로 바꿀 수 있다. [사진 pxhere]

부모를 모시고 있거나, 매일 돌봐야 하는 환경이라면 가족 요양 제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가족 요양보호사로 등록해 부모를 돌보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일반 요양으로 바꿀 수 있다. [사진 pxhere]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해 65세 이상 또는 65세 미만(노인성질환 대상자) 중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규정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경우 등급을 받을 수 있고 해당 등급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어르신은 ‘도움은 받고 싶지만 집에 외부 사람이 오는 것이 싫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가족 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이것을 ‘가족 요양’이라고 하며 가족 요양을 수행하는 사람을 ‘가족 요양보호사’라고 한다. 가족 요양보호사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책정한 요양보호사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즉, 내 가족을 돌보고 매월 급여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쉽게 말하면 원래 내가 당연히 돌봐야 할 가족을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며 간병하는 개념으로, 가족 간병의 경우라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족 요양의 조건과 실제로 제도를 이용했을 때 급여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가족 요양의 조건

◦ 수급자 어르신이 장기요양보험에 의한 1~5등급에 해당하는 등급을 갖고 있어야 한다
* 5등급(치매 등급)의 경우 가족 요양보호사가 치매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 수급자 어르신을 케어하고자 하는 가족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재가방문 요양센터에 요양보호사로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지원되는 급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따라서 가족 요양 급여를 개인에게 지급하지 않고 가족 요양보호사가 등록한 재가복지센터에 지급한다. 가족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이 부담해야 하는 본인 부담금을 재가방문요양센터에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련해 해당 센터에서 사회복지사가 행정 관리와 실제 돌봄에 대한 관리를 돕는다.

가족요양의 상세내용

가족의 범위

수급자의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어르신과 동거 또는 비동거에 대한 제한은 없음).

가족 관계(수급자 기준)

처, 남편, 딸, 아들, 며느리, 사위, 형제자매, 손자, 손자며느리, 손자사위, 시아주버니, 시동생, 시누이, 처남, 처형, 처제, 외손자, 외손자며느리, 부모, 양부모, 시부모, 장인장모, 시조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외조부모, 증손, 고손, 증손부, 고손부, 외증손부

가족관계 신고의 의무화

급여제공계획서 통보 및 청구 시에 가족관계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 장기요양기관의 장은 수급자의 가족인 요양보호사에게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 급여를 제공하면 가족관계를 확인해 공단에 통보해야 하며, 수급자와 요양보호사의 가족관계는 ‘수급자 기준’으로 확인해 급여 제공 계획서에 등록하게 되어 있다. 수급자와 요양보호사의 가족관계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통보된 가족관계가 사실과 다를 때는 해당 수급자의 급여 비용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꼭 확인하여야 한다.

방문요양 급여의 제공 시간

수급자 1인에 대해 1일 1시간, 월 20일 범위 내에서 급여를 인정한다. 수급자의 신체활동 지원을 위한 행위에 대해 급여 비용이 산정되므로, 수급자와 가족 모두를 위한 행위에 대해서는 급여비용 산정이 되지 않는다. 가족인 요양보호사가 제공한 방문요양 급여비용을 산정한 날에는 가족 요양 이외의 방문요양을 이용하더라도 급여비용이 산정되지 않으며, 가족요양은 별도의 가산규정(휴일, 심야, 원거리 교통비 가산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방문요양 제공 시간제한의 예외 규정이 있다. 아래의 경우는 가족인 요양보호사가 급여를 제공함에도 1일 90분, 월 20일을 초과해 방문요양 급여 비용을 산정할 수 있는 경우다.

 ① 1일 90분, 월 30일 이용 가능

- 65세 이상인 요양보호사가 그 배우자에게 방문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경우
- 수급자가 치매로 인하여 폭력성향, 피해 망상, 부적절한 성적 행동의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

☞ 치매로 인한 문제행동이 있는 대상자는 아래의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 장기요양인정조사표의 【질병 및 증상】에 치매로 표시
: 장기요양인정조사표에서 피해망상, 폭력성향, 부적절한 성적 행동의 유무를 확인하는 항목에 한 개 이상 표시되는 경우

② 다른 직업 종사자 급여제공 제한 규정

-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가족 요양보호사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급여 제공이 제한된다는 뜻으로 즉, 월 160시간 이상 다른 곳에서 근무를 하는 분은 가족 요양을 제공할 수 없다.

- 다시 설명하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가족 요양보호사가 장기요양기관 이외의 직장에 소속되어 1일 8시간, 월 20일 이상 상근하는 경우를 말하며, 근무 형태에 따라 근무일수가 월 20일 미만이라 하더라도 총 근무시간이 월 160시간 이상인 경우에는 가족인 수급자에게 방문요양 및 방문목욕 급여를 제공할 수 없다.

가족 요양보호사 급여

가족 요양보호사 급여는 지역과 센터별로 차이를 보인다. 아래 기준은 평균 요양보호사 시급인 시간당 1만4000원 기준으로 계산하였을 때의 경우다. (요양보호사 시급은 보통 센터마다 다르다)

1일 1시간 20일 인정 : 월 45만 원 지급

1일 1.5시간 30일 인정 : 월 63만 원 지급

추가적으로 일반 요양보호사 이용 시 내야 하는 월 15만 원의 자기부담금도 면제된다. 위 시급에는 기본급과 4대보험, 퇴직 적립금, 주휴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한 달 내내 부모 수발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월 최대 20일은 자녀가 가족 요양을 하고 나머지 10일은 일반 요양을 해도 된다. 한 달 30일 중 20일은 자녀가 돌보지만 10일은 일반요양보호사가 집을 방문해 부모를 돌볼 수 있다는 얘기다. 시간과 환경이 허락된다면 부모뿐만 아니라 다른 어르신을 요양보호사로서 돌볼 수 있다. 물론 이때는 가족 요양이 아닌 일반 요양이기 때문에 한 방문 가정당 월 약 65시간(월 65만 원)까지 일할 수 있어 부업이 될 수도 있다. 그 이상의 근로시간은 공단에서 인정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가족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아래 5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 수발하는 분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보유

◦ 보호받는 분은 노인장기요양등급 보유

◦ 가족 관계가 법적으로 성립

◦ 타 직업으로 근무할 경우, 월 160 시간 미만 근무

◦ 수발하는 분은 센터 소속

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거나, 매일 방문해 돌봐야 하는 환경이라면 가족 요양 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족 요양보호사로 등록해 부모를 돌보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일반 요양 일수를 늘리거나 일반 요양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가족 요양제도를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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