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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과 전쟁? "생필품 비축하라" 느닷없는 공지에 패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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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남성이 물건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남성이 물건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채소 등 생필품을 비축해 돌발상황에 대비하라”는 공지를 띄우면서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영국 가디언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선 “대만과의 전쟁에 대비하라는 것 아니냐”는 유언비어까지 확산하면서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1일 저녁 ‘올 겨울ㆍ봄철 채소 및 기타 생필품 시장의 수급 유지 및 가격 안정에 관한 고시’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가정에서 필요에 따라 일정량의 식료품 등 생필품을 비축해 돌발 상황에 대비할 것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웨이보에는 관련 고시를 캡처한 화면과 함께 이를 대만 문제와 연계시키는 글들이 쏟아졌다.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에 대비하라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관련 키워드는 2일 하루동안 웨이보의 검색 트렌드 1위를 차지했고, 1800만 건 이상이 유통됐다고 한다. 지난 달 장쑤성과 산둥성 지역 당국이 ‘가정 비상 용품 권장 목록’으로 “라면, 생수, 통조림햄 등을 사두라”고 권고한 내용도 재차 올라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패닉 바잉’ 현상도 빚어졌다. 한 웨이보 유저는 “이 소식이 나오자마자 내 주변 모든 노인들이 수퍼마켓으로 미친듯이 물건을 사러갔다”고 올렸다.

불안감이 확산하자 당국은 CCTV·경제일보 등 관영매체들을 통해 “고시의 원래 의도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라는 의미”라며 “지나친 상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상무부가 나서서 “현재 식료품의 공급량은 충분하다. 정부의 야채 비축량도 풀 것”이라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최근 델타 바이러스 확산 위기를 맞은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추가 봉쇄 조치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각 가정에 생필품을 확보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국 31개 성 가운데 16곳에서 500건에 육박하는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다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31일에는 상하이의 디즈니랜드에 방문했던 여성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 됨에 따라 디즈니랜드가 수 시간 폐쇄되고 방문객 3만 400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소동도 벌어졌다.

여기다 전세계적인 물류 대란에 더해 이른 추위로 인해 중국 내 식료품에 대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가디언은 지난 달 말 중국의 최대 채소 재배지인 산둥지역의 농작물들이 냉해를 입으면서 오이ㆍ시금치ㆍ브로콜리 등 야채 가격이 10월 초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시금치는 ㎏당 최대 16.67위안(약 3000원)으로 돼지고기 일부 품목보다 비싸졌다. 10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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