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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美바이든 주도 '공급망 회의' 직후 헝가리 방문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2박 3일간의 헝가리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과,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이어 이날 오후 이번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인 헝가리에 도착했다.

헝가리는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1989년 동구권 국가중 한국과 첫 정식수교를 맺은 국가로, 한국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은 2001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에 이후 20년 만이다.

청와대는 이번 헝가리 방문을 배터리와 전기차 등 핵심 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 기회로 여기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등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공급망 경쟁의 핵심으로 꼽는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 2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 2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헝가리 국빈방문 일정 중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헝가리에서 열리는 제2차 비세그라드 그룹(V4)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V4는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로 구성된 유럽 내 지역 협의체다. 이들 4개국은 유럽연합(EU) 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한국의 자동차, 가전, 배터리 관련 기업이 집중적으로 진출해 있는 유럽내 생산 거점이기도 하다. 유럽에 있는 한국 기업의 생산법인 152개 중 136개가 V4 국가에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때문에 이번 순방 전부터 V4 국가와의 관계 개선과에 대해 “문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으로 배터리, 디지털, 바이오 등 신산업과 인프라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순방이 ‘공급망 경쟁’과 관련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방문에 앞선 지난달 31일 G20정상회의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공급망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G20 세션과 별도로 바이든 대통령이 G20 회의 참가국 중 14개 동맹국 정상을 불러 긴급하게 소집한 회의로, 사실상 미ㆍ중 공급망 경쟁에서 미국편에 서라는 압박의 성격이 짙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자신의 개회사에 이어 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발언 기회를 줬다. 문 대통령의 자리도 바이든 대통령의 바로 오른쪽에 배치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국이 공급망 경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여기고 있음을 드러낸 장면”이라며 “문 대통령이 회의 직후 유럽 내 생산기지인 V4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엔 공급망 경쟁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에 도착한 직후 국빈방문의 첫 일정으로 2019년 발생한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았다. 당시 사고로 유람선에 탑승했던 한국인 33명 중 26명이 사망ㆍ실종했다. 헝가리 정부는 다뉴브강변에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을 방문,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을 방문,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당시 유람선 사고 때 헝가리 정부가 실종자들의 수색과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한국 국민뿐만 아니라 헝가리 국민 두분이 희생됐는데, 그분들에 대해서도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헝가리 국민들께서 지난 1주기, 2주기 때마다 함께 추모의 마음들을 모아 주신 것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은 잊지 않겠다. 앞으로 영원히 양국 국민들의 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국빈방문 일정을 끝으로 7박9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무리하고 5일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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