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기줄’ 38% 줄었다…'서초형 공유어린이집' 서울 전역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방배근린공원 유아숲체험원. 방배 1, 3동에 있는 어린이집 4곳(대우효령·서초예랑·성분도·초록꿈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숲체험을 하는 날이다. 각 어린이집은 별도로 운영되지만 ‘서초형 공유어린이집(방배동 자연권역)’으로 묶여 있다. 어린이집들은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한 달에 1~2회 숲놀이, 숲속 음악회 등 야외활동도 함께 한다.

‘국·공립 쏠림현상’ 대안…보육 프로그램 공유

2일 서울시 방배근린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 서초형 공유어린이집(권역별 어린이집 공동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숲체험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일 서울시 방배근린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 서초형 공유어린이집(권역별 어린이집 공동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숲체험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오전 10시30분이 되자 각기 다른 원복을 입은 아이들 30~40여명이 공원 입구에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공유어린이집 원가를 함께 부르고 밧줄타기, 그네타기, 흙놀이 등을 하기 위해 놀이장으로 뛰어갔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사다리처럼 매달린 줄을 타고 균형잡기도 익숙하다. 숲체험원 한켠에는 숲놀이 상자가 있고 모종삽, 책, 나무판, 장갑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교구들이 들어있다. 서초구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각 어린이집이 공동으로 구비, 사용한다.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은 국·공립, 민간, 가정어린이집 3~4개소를 묶어 입소 및 반편성을 공동으로 하고 보육활동, 교사·학부모 연수 등을 함께 하는 공동보육 시스템이다. 방배동 자연권역의 경우 4, 5월엔 학부모 재능기부로 그림책 읽어주기, 6월엔 숲속 비밀의 집 만들기, 화상강습(ZOOM)을 통해 크림 파스타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공유했다. 각 프로그램은 원장 및 교사회의를 공동으로 주최해 계획을 세웠다.

서초 어린이집 80% 참여…“예산도 절감”

서울시 방배근린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 2일 서초형 공유어린이집(권역별 어린이집 공동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숲체험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시 방배근린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 2일 서초형 공유어린이집(권역별 어린이집 공동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숲체험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자연권역 어린이집 관계자는 “숲놀이의 경우 관찰, 집짓기, 균형감 체험 등 조기 과학 교육의 토대가 된다”며 “소규모 어린이집은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수 있고 원아 모집에도 도움이 된다. 교구 구비 예산 등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공유어린이집은 2019년 9월 서초구에서 4개소를 시범운영하면서 처음 시작돼 지난해 84개, 올해는 126개 어린이집이 참여중이다. 서초구 전체 어린이집의 약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국·공립 어린이집 쏠림 현상'을 해결할 모델로 공유어린이집을 제시했다.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구 내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대기자 수는 6588명이었지만 올해 3월 4034명으로 38.8% 줄었다. 조 구청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통합·공유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며 “보육환경 개선이 인구절벽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공유어린이집 받은 吳…“서울 전체 확대”

공유어린이집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7 재보궐 선거 당시 서울 전역으로의 확대를 공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등포구, 양천구 등 서울시 8개 자치구 총 58개 어린이집이 추가로 공유어린이집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1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고, 서초구는 21억원을 배정했다.

오 시장은 2일 영등포구 공유어린이집(양평동·문래동 공동체)에서 간담회를 갖고 “서초구의 새로운 실험을 내년도 25개 자치구 전체 확대하려고 하는데 보완할 아이디어를 모아주시면 더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학부모 김은주씨는 “우리아이 성교육 프로그램을 부모들이 이수하고, 집에선 줌을 통해 부추전도 같이 만들며 즐거운 경험을 했다”며 “교사들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이라 신뢰가 갔고, 자연스럽게 (부모들의) 육아 참여가 유도되는 순기능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형 공유 어린이집 현장 방문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늘해랑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의 놀이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형 공유 어린이집 현장 방문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늘해랑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의 놀이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