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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서 만나는 제주 천의 얼굴…보말 따고 길청소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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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지난해 제주올레걷기축제 참가자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적힌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걷고 있다. [사진 ㈔제주올레]

지난해 제주올레걷기축제 참가자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적힌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걷고 있다. [사진 ㈔제주올레]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며 올레길을 하루 한 코스씩 걷는 ‘2021 제주올레 걷기 축제’가 막을 열었다. ㈔제주올레는 2일 “올해 12회를 맞는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오는 16일까지 열린다”고 밝혔다. 2010년 시작된 올레걷기는 제주의 가을길을 걸으며 각 지역의 문화예술 공연과 먹거리를 즐기는 체험형 축제다.

주최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따로 걷는’ 분산형 축제로 운영한다. 2019년까지 매일 3000여 명이 모여 걷는 집중형 축제를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보완한 방식이다. 지난해의 경우 23일 동안 5394명이 참가한 축제에서 확진자 발생 없이 행사를 치렀다.

올해 축제는 23일간 우도와 추자도, 가파도 등 섬 코스를 제외한 본섬 23개 코스에서 진행한다. 올해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2코스의 주민에게 직접 듣는 마을 소개, 4코스와 7코스의 귤 따기와 보말(고둥의 제주어) 채취 체험 등이다. 7-1코스에서는 할머니들이 쓴 책으로 진행하는 북토크가 올레꾼을 맞이한다.

올레길을 걸으며 제주의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10코스에서는 70년간 제주도의 역사와 삶을 기록한 양신하 선생이 ‘제주4·3 이야기 코너’를 연다. 14코스에서는 제주4·3의 아픔을 평생 견디다 돌아가신 진아영 할머니 삶터를 방문해 추모하는 시간도 갖는다.

환경캠페인도 병행해 열린다. 매주 화요일에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클린올레와 매주 금요일 올레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줍는 나꽁치데이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축제가 준비한 다채로운 즐거움을 길에서 얻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더 안전하고, 멋지고 풍성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제주올레는 지난달 ㈔제주올레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잇는 관광 협력 공동마케팅을 위한 사전 답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올레1코스 걸으면서 상호 홍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제주와 스페인은 향후 올레길과 산티아고 순례길에 각각 상징물을 설치하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당시 올레길을 걸어본 이그나시오 모로 비야시안 주한 스페인 대사는 “2019년 스페인을 찾은 한국인이 63만명에 달하는 만큼, 향후 스페인 사람들도 한국을 방문해 즐길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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