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2070년, 중·러는 2060년…탄소제로 버티기

중앙일보

입력 2021.11.03 00:02

업데이트 2021.11.0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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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공동선언문에 탄소중립 시점을 못 박지 못하고 폐막한 데 이어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COP26에는 전 세계 196개국 대표단과 각국 정상이 참여했다.

세계 3위 탄소 배출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1일 탄소 순배출량 제로(0)를 달성하는 탄소중립 시간표를 2070년으로 제시했다. 그간 ‘부자 국가 책임론’을 펼치며 탄소배출 감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인도는 COP26 개막 전까진 계획 설정 자체를 거부하다가 이번에 2070년을 목표 연도로 제시했다.

2070년이라는 시점은 미국·유럽 등 대다수 국가가 약속한 2050년은 물론, 중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2060년보다 뒤처진 일정이다. 한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40% 감축하고 2050년을 탄소배출 제로 시한으로 제시해 탄소 감축에서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보다 부자 국가들에 더 가깝게 속도를 낸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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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인도의 가장 현실적인 로드맵이 그간  (현실을 고려해) 2070년 또는 2080년으로 예상돼 왔다며 “상당히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 유엔기후협약 사무총장은 “COP26에서 2015년 파리기후협정 때와 같은 중대한 합의를 끌어내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몰 위기 몰디브 “중국·인도가 지구 독살” 탄소제로 비협조 비판

피게레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고,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탄소 감축을 돕기 위해 연간 1000억 달러(약 117조원)를 내놓는다는 목표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에 실망해선 안 되며, 우리가 하는 일의 복잡성을 진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섬나라들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를 비난하거나 치하하면서 탄소중립 시간표를 늦추는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과거 유럽인들처럼 이제 중국과 인도 등이 지구를 독살하는 것이 자신의 권리인 양 행동하고 있다”며 “이건 미친 생각”이라고 불충분한 합의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인도양의 섬나라인 몰디브는 평균 해발고도가 1m에 불과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폭우, 홍수 등이 일반적이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지구기후보고서에 따르면 몰디브를 포함해 해발고도가 낮은 섬나라가 2100년이면 수몰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 비영리단체 옥스팜은 “G20에서 보여준 우유부단함과 분열이 (COP26마저 좌초시키면) 지구를 불태울 수 있다”고 했다.

또 2일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90여 개국은 2030년까지 메탄(CH4) 배출량의 30%를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 출범식이 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출범식을 공동 주재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미국과 EU가 지난 9월 공동으로 추진 계획을 발표한 국제메탄서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 양을 지난해 대비 최소 30% 줄인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메탄은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 중 하나다. 대기 중에서 메탄이 차지하는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 수준이지만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의 21배에 이른다. EU는 국제메탄서약을 통해 지구의 전체 온도 상승에서 0.3도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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