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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치맥 되는데 응원은 금지? 위드코로나 시작부터 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뉴스1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뉴스1

“와아아아악”

2일 오후 키움 대 두산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최종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5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키움 타자 이정후가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치자 관중석에서 비명 섞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키움이 1-9로 뒤진 상황에서 극적으로 터진 키움의 만회 적시타에 양팀 팬들은 탄성과 탄식을 내질렀다. 3루측 관중석에선 “이정후”를 연신 외쳤다. 잠시 후 응원단장이 나서 육성응원 자제를 요청했다. 다만 응원단장은 앰프를 이용한 응원을 계속했고, 치어리더 역시 단상에 올라 팬들의 응원을 유도했다. 이날 경기 전 전광판에 ‘육성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송출됐다. 하지만 갑자기 터지는 환호와 응원을 막을 순 없었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됐지만, 완화된 방역수칙을 놓고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관중들의 이러한 함성과 육성 응원은 여전히 방역 수칙 위반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경기장 관리자ㆍ운영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관중들에게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스트시즌 100%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전 좌석을 백신 접종자 구역으로 운영한다. 야구장 전 좌석이 관중에 개방되는 것은 2019년 10월 한국시리즈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경기 관람 도중 음식을 먹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간만에 치킨과 맥주를 즐기며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하지만 정부의 위드 코로나 1단계 지침에 따르면 야구장에서 치맥을 즐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함성을 지르거나 소리내 응원가를 부르는건 안된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관중이 치맥 응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관중이 치맥 응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날(1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육성 응원 논란이 불거지자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백브리핑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도 함성이나 구호를 외치면 침방울 배출이 많아지고 강해져서 마스크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며 함성ㆍ구호를 금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접종 완료자들로만 관중이 구성된 경우에는 취식이 허용돼 있다. 취식할 때는 당연히 마스크를 벗게 되는데, 이때 함성ㆍ구호를 외치면 더욱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손 반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구단, 협회(KBO) 등과 함께 이런 부분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음식물 섭취는 허용하면서 함성은 금지한다는 방역수칙이 이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경기를 관람한 직장인 장모(35ㆍ서울 서초구)씨는 “야구장에서 마스크 벗고 음식은 먹는데, 목소리는 내지말라는게 이해가 안간다”라고 말했다. 장씨는 “식당이나 카페는 실내인데도 마스크 벗고 먹고 마시면서 큰 목소리로 대화해도 되는데 야외인 야구장은 왜 그렇게 빡빡하게 규제하는거냐”라고 반문했다.

백신 접종자만 헬스장 입장가능 부산진구청 관계자들이 2일 오후 관내 한 헬스장에서 방역패스'(백신패스, 접종증명 음성확인제)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백신 접종자만 헬스장 입장가능 부산진구청 관계자들이 2일 오후 관내 한 헬스장에서 방역패스'(백신패스, 접종증명 음성확인제)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헬스장ㆍ필라테스센터 등 방역패스(백신패스)가 적용되는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도 불만을 호소한다. 백신을 접종한 뒤 2주가 지난 사람만 이용할 수 있게 돼 미접종자들의 환불 요구가 거세다는 것이다. 그간 시간 제한, 샤워장 이용 제한 등이 내려졌어도 미접종자들의 시설 이용 자체를 막지는 않았는데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방역 조치가 강화된 셈이다. 경기 수원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0)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와중에 위드코로나 이후 환불해달라는 요구가 계속 들어와 힘들다”라며 ““마스크를 쓰고 운동만 하는 것도 막는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라고 하소연했다.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합회는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방역패스 불복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중수본 손 반장은 “소관 부처에서 대화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방역규제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미접종자 중심으로 전파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방역패스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사회복지시설의 위드 코로나 대응지침도 논란을 불렀다. 지침에 따르면 아동시설, 장애인시설, 노인시설 등 집단생활시설에 사는 이들 중 백신 미접종자는 등하교ㆍ출퇴근 외에는 외출ㆍ외박이 금지된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어린이들 조차 학교를 오갈때 외엔 원칙으로 외출을 할 수 없다. 논란이 이어지자 손 반장은 “어제 발표한 지침은 일반원칙으로, 아동 시설에서는 학교 등하교를 제외한 외출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동복지시설의 경우 기본방역수칙을 강화하면서도 아이들이 일상을 최대한 회복하는 방향으로 세부 가이드라인을 오는 3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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