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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서 던지고, 입 꽁꽁 묶어 매질…학대받던 백구 미국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구조될 당시 백구 ‘둥이’의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

구조될 당시 백구 ‘둥이’의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

한 남성 견주에게 수년간 학대받다 구조된 백구의 근황이 공개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난 1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3층에서 던지고 몽둥이로 때리고 발로 밟은 것도 모자라 공중에다 줄로 묶는 등 주인에게 학대당한 백구 ‘둥이’는 최근 도브프로젝트(미국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미국 입양 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케어는 “대형 믹스견에 대한 국내 일부 그릇된 반려문화 때문에 구조된 뒤 케어 보호소에서 4년 동안 보호받다가 입양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둥이의 입 주위엔 뚜렷한 상처가 남아 있지만 좋은 가족을 만나 사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둥이는 한 남성 견주 A씨의 손에서 수년간 학대받았다. 케어는 “가학적인 행위를 즐긴 A씨는 기이한 방법을 계속 고안해 둥이를 학대했다”며 “둥이는 어렸을 때 3층에서 던져졌다. 죽지 않고 살아났지만, 또 다른 학대가 둥이를 기다렸다. 우산으로 찌르고 때리고 발로 밟았고, 심지어 입을 오랜 기간 꽁꽁 묶어 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씨 이웃들은 경찰에 신고할 경우 폭력적인 성향의 A씨가 강아지가 아닌 본인의 어머니를 학대할 것이라 우려해 신고하지 못했다.

케어는 “평소 A씨의 폭력성을 본 이웃들은 말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A씨는 둥이가 집에 오기 전, 자신의 어머니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A씨의 학대 강도는 더욱 심해졌고, 결국 이웃 B씨가 케어에 제보해 무사히 구조됐다. B씨는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저러다 개를 죽이고 말 것”이라며 둥이의 사진을 찍어 보냈다.

B씨가 보낸 사진에는 눈이 시퍼렇게 멍든 채 주택 옥상에서 공중에 줄이 묶인 채 눕지도 못한 채 방치된 둥이의 모습이 담겼다. B씨는 “엄동설한에 그렇게 3일 이상 묶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케어 관계자들은 둥이를 구조했고, 경찰에 A씨를 고발하려 했으나 ‘A씨의 어머니가 위험해진다’는 이유로 이웃들이 극구 말려 신고는 하지 못했다.

케어는 “신고는 못 했지만 둥이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엄마를 만났다”며 “둥이의 동반자가 돼 준 입양 엄마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행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를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힐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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