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까지 늘텐데...백신효과 저하 60~74세 부스터샷은 내년에나

중앙일보

입력 2021.11.02 18:09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발을 내딛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60대 이상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양상인데 이들 상당수는 일러도 내년 2월께나 부스터샷(추가 접종) 대상자가 돼 조기 시행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확진자 1/4은 60대 이상”

2일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당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60대 이상의 연령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사회활동 증가, 계절적 요인과 함께 백신을 통한 면역 효과가 다소 저하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의 한 의원에서 시민이 백신 추가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의 한 의원에서 시민이 백신 추가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방대본에 따르면 60대 이상 확진자는 지난달 25일에만 해도 274명이었는데 30일 607명으로 늘었다. 병원·요양원에서의 집단감염 발생이 지속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접종 완료한 돌파 감염자다.

이상원 단장은 “환자 발생 수준이 유사했던 8월 말~9월 초 60세 이상 비율이 전체의 11~12% 내외였지만 10월 넷째 주 현재 24%로 거의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위중증, 사망자 규모도 다시 늘고 있다. 10월 4주(10월 24~30일) 위중증 환자는 모두 333명인데 60대 이상이 74.2%(247명)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85명으로, 역시 60대 이상(72명, 84.7%)이 가장 많다. 정부는 향후 환자가 5000명까지 늘 수 있을 거로 보는데 이 경우 위중증, 사망자가 시차를 두고 더 치솟을 수 있다.

60세 이상은 상대적으로 높은 접종률을 보이는데도 최근 돌파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2주(10월 10~23일) 60세 이상 확진자의 접종력을 보면 ▶60~69세 75.4% ▶70~79세 80.8% ▶80세 이상 72.3% 등으로 확진자 중 완전 접종자가 10명 중 7, 8명꼴이다. 누적 돌파감염 사례도 30대(10만명당 123.1명) 뒤를 잇는 게 80세 이상(120.1명), 70대(102.9명), 60대(98.5명) 등이다.

8~9월 2차 맞은 고령층, 일러도 내년 2월 부스터샷 

고령층의 경우 애초 항체가 적게 생겼을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항체량이 떨어지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영국 보건당국(PHE)은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 2~9주 경과 뒤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67%에서 20주 지나 47%까지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5개월가량 지나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중증 예방 효과는 같은 기간 95%에서 77%로 줄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은 대부분 접종률(완료율)이 90% 이상인데, 면역이 떨어져 돌파감염 형태로 발병하고 있다”며 “추가접종 필요성이 다른 연령층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스터샷의 경우 얀센 접종자와 면역저하자를 제외하고 접종 완료 후 6개월 지나야 대상자가 된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등의 권고를 바탕으로 한다. 요양병원, 시설의 고령층을 제외한 60~74세의 경우 5, 6월 1차 접종했는데 수급 불안 요인 등으로 주기가 8주에서 11~12주까지 벌어졌고 2차 접종은 8월 시작돼 9월까지 이어졌다. 정부 지침대로면 내년 2, 3월께나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국내외 연구결과와 각국의 정책동향을 모니터링 하고 향후 필요시 접종 간격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대전의 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5일 대전의 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부스터샷 간격 당겨야”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4개월만 지나도 델타 변이에 대한 방어 효과가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최소 50세 이상은 접종 완료 4개월 후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65세 이상, 특히 흡연자와 고혈압·고지혈증 환자는 항체가 건강한 이들의 절반 이하로 형성돼 출발부터 다르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중화항체가 확 떨어지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3개월 정도부터는 접종하도록 권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접종을 빨리 시작한 해외에선 겨울철 환자 급증에 대비해 고령층 부스터샷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10월 27일 기준 75세 이상은 절반 이상 부스터샷을 완료했고, 60세의 추가접종률도 10% 이상이다. 지난 7월 가장 먼저 부스터샷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5개월 지난 이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했고 인구 절반 이상이 끝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6개월 간격 둔다고 그 원칙을 그대로 따라갈 게 아니라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백신 효과를 평가해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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