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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온실가스 40% 줄인다”지만···기술력은 美 80%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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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한다고 밝혔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한다고 밝혔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한국의 기후기술은 미국의 8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공언한 가운데 관련 기술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기술센터 ‘기후기술 수준’ 분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녹색기술센터(GTC)가 2일 발간한 ‘2020 기후기술 수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후기술은 미국과 비교해 8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기술(climate technology)은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원을 줄이거나 이산화탄소를 포집·감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은 기후기술 분야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한국의 기술 수준은 미국에 비해 80%, 기술 격차는 3년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은 미국의 96%, 일본은 90%, 중국은 78%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녹색기술센터(GTC)가 2일 발간한 2020 기후기술 수준조사 보고서 표지. [사진 녹색기술센터]

녹색기술센터(GTC)가 2일 발간한 2020 기후기술 수준조사 보고서 표지. [사진 녹색기술센터]

이번 보고서는 기후기술의 수준을 논문과 특허·기술료·사업화·인력양성 등으로 구분해,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서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연구개발(R&D)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허 점유율은 22.5%, 수준은 2.2점”
이 가운데 한국의 논문 점유율은 5.8%로 EU(40.6%)나 미국(24.4%)·중국(24.3%)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논문 영향력 역시 14.5%로 미국(27.7%)·EU(21.0%)·일본(16.1%)·중국(16%)보다 낮아 주요 5개국 중 5위였다. 연구주체다양도(0.92점)도 5개국 중 가장 순위가 낮았다.

그나마 특허 점유율이 22.5%로 주요 국가 중 우수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미국(17.4%)·일본(16.3%)·EU(9.9%)보다 높았고, 중국(33.8%)보다는 낮았다. 기후기술 관련 특허가 최근 얼마나 늘었는지 증가율을 따져보면 중국(162%)이 가장 높아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EU·일본은 특허 출원이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의 특허는 숫자는 많았지만 수준은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특허 영향력이 2.2점(만점 10점)이었는데 최고점을 받은 미국(9점)과 격차가 상당했다. 이어 EU(2.6점), 일본(2.4점) 순이었다. 미국·EU·일본은 모두 한국보다 특허 점유율이 낮았다. 중국(1.2점)의 특허는 한국보다 질이 더 떨어졌다.

한편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는 종전보다 14%포인트가량 올려잡은 수치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년까지 국가 전체가 배출하는 실질 탄소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해 약 30년 후 한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녹색기술센터 측은 “지속해서 기술 수준 조사를 시행해 최근 상향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필요한 유망기술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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