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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폴리실리콘 가격 뛰는데 2조 분양대금도 들어오네, OCI

중앙일보

입력 2021.11.02 07:00

최근 화학기업 OCI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했는데 작년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000%(10배) 가까이 늘어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주력 상품인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 덕분인데,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대단하죠. 글로벌 폴리실리콘 가격은 작년에 6달러 하던 게 요즘 35.8달러까지 상승!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태양광)와 반도체 웨이퍼의 핵심소재입니다. 유럽, 중국에 이어 미국 바이든 행정부까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외치면서 태양광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데요.

태양광 사업 밸류체인 맨 앞에 있는 핵심소재 폴리실리콘. 사진 OCI

태양광 사업 밸류체인 맨 앞에 있는 핵심소재 폴리실리콘. 사진 OCI

OCI는 우리나라 유일의 폴리실리콘 제조사 입니다. 생산능력으로 글로벌 8위쯤 하는데, 글로벌 TOP10 중에 한국 OCI, 독일 Wacker, 미국 Hemlock을 빼면 전부 중국회사! 이처럼 중국이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두 가지 요소가 중국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1) 미국, 유럽이 인권문제를 들어 중국산 폴리실리콘 사용을 제한하고 있고 2) 중국 자체적으로도 탈탄소 정책을 펴며 석탄발전을 규제하고 있는데,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어요. 따라서 중국 업체들이 마구 공장 증설을 해도 생산이나 판매가 여의치 않을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폴리실리콘 공급이 어느 정도 제한적인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요는 늘고, OCI는 증설 계획 중이니, OCI에겐 좋은 일.

OCI는 1959년 동양(Oriental)화학(Chemical)공업(Industries)으로 출범했습니다. 긴 역사 속에 제철화학이 된 적도 있고, 생활세제 ‘옥시크린’, 엔진첨가제 ‘불스원’ 같은 것도 만든 적이 있지만 다 분사하거나 매각했습니다. 특히 2011년 이명박 정부 ‘녹색성장’이 한창일 때 태양광 발전사업에 뛰어들어 주가가 64만원까지 간 적도 있었지만, 인수했던 미국업체 에버그린솔라가 파산하면서 주가도 매출도 아주 박살이 났습니다.

수년 간 적자에 허덕이다 올해 10년 만에 최대 이익(3000억원)을 낼 것이라며 들떠있는데요. 10년 전 영업이익이 1조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인고의 시간을 거쳐온 것 같습니다.

OCI가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Pearl 태양광 발전시설. 사진 OCI

OCI가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Pearl 태양광 발전시설. 사진 OCI

지금은 폴리실리콘이 주축인 베이직케미칼 부문, 카본블랙∙벤젠 등 석유화학 제품을 다루는 카본케미칼 부문, 태양광 발전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 부동산 개발 종속회사인 DCRE로 구성돼 있습니다.

카본케미칼 부문은 올들어 석유화학 시황이 부진해서.. 매출은 베이직케미칼 못지 않지만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고요. 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발전소를 매각하면서 108억원 흑자전환 했습니다.

아무래도 눈길이 가는 부분은 부동산 개발 부문인 DCRE인데요. 인천 학익동 옛 OCI 소다회 공장 부지 154만여㎡ 부지에 주상복합과 아파트∙오피스텔(총 1만3000여 가구)에 상업∙문화시설까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를 조성중입니다.

인천 학익동 씨티오씨엘 조감도. 사진 씨티오씨엘 분양 홈페이지

인천 학익동 씨티오씨엘 조감도. 사진 씨티오씨엘 분양 홈페이지

올해 3월 첫 분양한 씨티오씨엘 3단지 경쟁률이 평균 12.6대1로 성공적이었고요. 내년 초 분양 물량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5~6년간 2조7000억원을 벌어들일 예정인데, 내년부터 분양대금이 매출에 잡힐 예정입니다. OCI는 당분간 재무 건전성 걱정은 없어보이네요. 역시 부동산인가..

이밖에 OCI는 지난해 포스코케미칼과 2차전지 음극재용 소재사업 합작법인(P&O케미칼)을 만들었습니다. 음극재 표면에 코팅을 해서 배터리 수명을 늘려주는 ‘고연화점 피치’를 생산할 계획인데요. 포스코케미칼이 공격적인 음극재 증설 계획을 갖고 있고, 향후 포스코케미칼 이외의 회사에도 판매할 계획이어서 주목됩니다.

현재 현대차와 테스트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 등지의 태양광 발전소에서 사업화할 계획입니다.

OCI와 현대차그룹이 충남 공주 태양광발전소에 설치완료한 ESS 큐브. 사진 OCI

OCI와 현대차그룹이 충남 공주 태양광발전소에 설치완료한 ESS 큐브. 사진 OCI

그럼 이렇게 좋은 상황이 4분기에도, 그 후에도 이어지겠느냐. 당분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4분기에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평균 32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카본케미칼의 물류난도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합니다. OCI는 올해로 계획했던 폴리실리콘 공장 정기보수도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여기에 인천 도시개발 이익까지 뒷받침..

OCI 주가를 지탱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미∙중 갈등 등을 볼 때 당분간 급락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가격이 정치적인 요소 등으로 방향성 전환만 해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는 있죠. 따라서 폴리실리콘 가격에 도박하듯 베팅하기보다는 영업이익률 향상, 재무구조 개선, 신성장 동력을 위한 재원 확보 등을 유심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OCI는 바이오 사업에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업황 강세국면에 분양대금은 덤

※이 기사는 11월 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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